[개성공단 폐쇄 12일째]금강산 사태와 닮은 개성공단, 결국 전철 밟나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 방문을 거부한 17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출경 게이트 앞에서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이 눈물을 닦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지 20일로 12일째다. 그동안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과 범 중소기업 대표단이 방북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에 따라 사업 중단 3년여 만에 북한이 우리 측 자산을 동결·몰수한 금강산 관광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성공단의 현 상황이 자산을 몰수한 금강산 관광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부터 금강산 관광 사태 때와 비슷하다. 두 사건 모두 대남업무를 담당하는 인사가 현지를 둘러본 뒤 위협 조치가 나왔기 때문이다.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담당 비서는 지난 8일 오전 개성공단 내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개성공업지구사무소, 입주업체 등을 방문한 뒤 당일 오후 북측 근로자의 전원 철수를 발표했다. 앞서 북한은 2010년 3월 25∼31일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및 군 관계자들을 금강산에 보내 한국관광공사, 이산가족면회소, 골프장 등의 둘러본 후 같은 해 4월 8일 남측 소유인 금강산면회소와 소방대,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 등을 동결하고 관리 인원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남측 인원을 일제 철수시키지 않고 필요한 최소 인력을 남겨둘 수 있게 한 점도 닮은 부분이다.개성공단은 지난 3일 북한의 통행제한에 따라 식자재와 연료 공급 등이 중단되면서 현지 체류 우리 국민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날 정오께 우리 근로자 4명이 차량 4대를 타고 돌아오면 현지 우리 국민은 189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통행제한 조치 하루 전 861명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현지 근로자들이 식자재 부족으로 라면과 초코파이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어 체류 인원은 점점 줄 수 밖에 없다. 앞서 북한은 2010년 4월30일 금강산관광지구에서 남측 인원들의 철수를 발표하면서도 현대아산의 요구로 남북 간 연락기능 유지에 필요한 16명의 잔류를 허용했다. 이 후 2011년 8월 북한이 금강산 재산권에 대한 법적 처분을 단행한다며 잔류 인원까지 모두 추방했다.그러나 숙박시설 등이 대부분인 금강산의 경우에는 관광이 재개되면 정비 후에 상당 부분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개성공단 공장들은 가동이 장기간 정지되면 공장 자체를 아예 못쓰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자산 몰수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개성공단 입주기업 한 관계자는 "북한이 사태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며 자산을 전면 몰수한 금강산 관광사태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개성공단에서 쓰는 전기를 남쪽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에 자산몰수나 제3국 유치를 통한 운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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