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尹'의 족집게 세미나… 금융硏 뜨는 이유는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창조금융 활성화ㆍ지하경제 양성화ㆍ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금융연구원이 박근혜 정부와 손발을 척척 맞추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챙기는 이슈를 콕 집어 이를 주제로 학술행사를 열고, 부지런히 정책 대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셈이다. 금융연구원의 센스와 비례해 존재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연구원 출신 고위관료도 탄생했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표적이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도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금융연구원은 은행들이 출연해 만든 민간 연구기관이다. 연구원은 이달에만 벌써 6건의 학술행사를 열었다. 다음 주에도 잇따라 2건의 학술행사가 열린다. 연초부터 이달 23일까지 진행되는 각종 세미나가 벌써 12건이다. 연구원의 세미나 퍼레이드는 이명박 정부에선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전 정부 출범 초였던 2008년 1월부터 4월 사이 연구원이 주최한 학술행사는 단 1건 뿐이었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행사의 빈도 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건 연구원이 선택한 연구 주제들이다. 지난 1월 29일 연구원은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과 금융의 역할'에 대해 논했다. "중소기업을 경제의 주연으로 키우자"는 박 당시 당선인의 당부가 나온 뒤였다. 연구원은 이어 환율 문제로 수출기업들이 고민하자 '해외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에 따른 대책을 강구했다.(1월 3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해산을 앞두고는 '새 정부의 바람직한 서민금융정책'을 제안했다.(2월 21일) 4월 들어선 그간 준비한 대규모 학술행사 보따리를 이틀에 한 번 꼴로 풀어놨다. 이달 2일 아메미야 다케시 스탠포드대 교수 초청 세미나로 학술 행사의 문을 연 뒤, 3일에는 세계은행(WB)과 함께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중소기업과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달 금통위(11일)를 이틀 앞둔 9일에는 런던정경대(LSE) 찰스 굿하트 교수 초청 강연을 열었다. 굿하트 교수는 영란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낸 통화정책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또 국세청이 탈세 신고 포상금을 대폭 인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18일에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금융정책 과제' 심포지움을 열었다. 다음 주에는 금융 대토론회를 연다.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을 비롯해 창조금융과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 현 정부가 고민하는 경제현안을 망라한 자리다. 연구원의 기민한 움직임 뒤에는 현안에 밝은 윤창현 원장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연구원 측은 "2008년 원을 이끌었던 이동걸 전 원장과 현재의 윤창현 원장은 업무 스타일에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금산분리를 지지했던 이 전 원장은 지난 2009년 1월 임기를 절반 가량 남기고 돌연 사의를 밝혔다. 당시 금융권에선 이명박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아 물러난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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