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양동근 '우승-최고PG 양보 못해!'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난 관중이 많으면 더 즐기게 되고, 나도 모르게 '영웅본능'이 나오는 스타일이다."(SK 김선형)"강심장도 아니라면서 감히 그런 꿈을 꾸나."(모비스 양동근)서울SK와 울산 모비스가 13일 서울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을 갖는다. 정규리그 우승팀 SK는 13년 만의 정상 등극이자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모비스는 2009-10시즌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가장 관심을 끄는 매치업은 역시 두 팀 '코트의 사령관' 김선형(SK)-양동근(모비스)의 맞대결.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정상급 신·구(新舊) 포인트가드로서 기량은 물론 자존심까지 건 승부를 펼친다. 사실상 둘의 대결 결과에 따라 두 팀 승패가 갈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둘은 12일 오전 잠실학생체육관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 각자의 출사표를 던졌다. 김선형은 "지난해 9위까지 떨어지면서 팀이 한 단계 성숙했고, 올 시즌엔 모두 하나로 뭉쳐 정규리그 우승이란 걸작품을 만들어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욕심이 많은 편"이라며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통합우승을 꼭 달성하고 싶다"라며 결의를 드러냈다.양동근는 "어쩌다보니 신-구 대결에서 내가 '구'가 됐다"라고 웃은 뒤 "오늘 아침에 얼굴에 여드름이 난 걸 보면 나도 아직은 청춘"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예전에 챔프전에서 패했던 씁쓸한 기분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다"라며 "내가 가진 젊음으로 꼭 우승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서로의 장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선형은 "(양)동근이형은 지나칠 정도로 냉철하다"라며 "내 롤 모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벽은 부딪히고 깨라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챔프전에서 한 경기 한 경기 부딪혀 이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양KGC와의 4강전에서 (김)태술이형과 만날 때도 기대 반 걱정반 이었다"라며 "태술이형이 여우처럼 잘 해서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동근이형은 다른 스타일이면서도 정말 잘 하는 선배이기에 조금 더 기대가 된다"라며 "형과의 대결에서 어떻게 할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는 중"이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양동근 역시 "(김)선형이는 워낙 빠르고, 중요한 순간 슛 성공률도 좋은 등 장점이 많다"라며 "우리를 상대로 그런 점이 발휘되지 않도록 내가 잘 막아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울러 "그래도 내가 경험도 더 많고, 슛 성공률도 더 좋으니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최근 모 선수는 SNS를 통해 "SK는 외국인 선수 헤인즈의 팀"이란 말을 남긴 바 있다. 김선형은 "그런 말이 자극이 돼 더 열심히 하게 된다"라며 "나 혼자 의욕을 앞세워 팀 플레이가 깨지지 않도록, 포인트가드로서 경기 운영을 잘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에 양동근은 "부디 다른 선수들은 SNS에 그런 말 써서 선형이가 독을 품지 않게 도와달라"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신경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선형은 "일정상 우리 홈경기가 많은데, 난 관중이 많으면 더 즐기게 되고, 강심장도 아니면서 나도 모르게 '영웅본능'이 나오는 스타일"이라 강조한 뒤 "7차전 마지막 순간 내가 결승 자유투를 넣고 승리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양동근은 "강심장이 아니라면서 그런 걸 꿈꾸나"라고 면박을 줘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전성호 기자 spree8@<ⓒ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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