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대표가 자신이 발명한 어프로치 연습기로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roze@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만 생각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골프 발명왕' 정영호 대표 이야기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아마추어가 보다 편하게 골프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갖가지 발명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이미 특허를 받은 제품까지 10여 가지가 상품으로도 출시됐다. 틀 안에서 실제 샷을 하듯이 연습스윙만 해도 실력이 좋아진다는 어프로치 연습기를 비롯해 임팩트 이후 목표 방향으로 손목이 꺾이는 것을 방지하는 손목 아대, 미끄럼을 방지하는 골프양말 등이다. 가장 공을 들이는 제품은 골프양말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양쪽 발바닥의 엄지발가락 아래 볼록 튀어나온 부분에 접착 성분의 동그란 원이 그려져 있는 게 전부다. 정 대표는 "스윙할 때 신발 안에서 발이 노는 현상을 막아주기 위해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어떤 발명품이나 그렇듯이 만들어진 제품을 보면 '나도 하겠다'고 쉽게 말하지만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기까지의 과정은 절대 간단하지 않다. 이 양말은 아예 세균을 억제하기 위해 한지섬유를 소재로 채택하는 등 구성도 다양화 했다. 정 대표가 발명품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건 5년 전이다. 본업은 물론 따로 있다. 이미테이션 주얼리 수출업이다. 지금도 사무실을 골프와 주얼리 부문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골프 구력은 28년, 베스트 스코어는 2언더파의 싱글핸디캐퍼다. 1999년 취미 생활로 천리안 등을 통해 '아마골프'라는 동호회를 만들면서 일이 커졌다. "레슨 팁을 연구해서 차곡차곡 쌓았더니 지금은 매우 방대한 양이 됐다"며 "웹사이트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은 회원이 11만명이 넘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레슨 서적을 발간해보자는 제안을 받았고 모아진 레슨을 토대로 10년 전에는 '아마골프가이드'라는 골프 서적도 발간했다. 20쇄를 넘었을 만큼 책도 꾸준히 팔려나갔다. "책을 쓰자고 마음먹고 나니 제대로 해보고 싶었고 전 세계에 있던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골프관련 서적을 공수 받아 밤낮으로 공부했다"는 자랑도 곁들였다. 요즘에는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영상 컨텐츠도 제작했다. 사무실 지하에 스윙 분석기와 스크린골프, 2개의 타석을 갖춘 꽤 넓은 공간의 스튜디오도 직접 만들었다. "이곳저곳 빌려가며 제작하는 게 번거로웠고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골프로 대단한 수익을 올린 건 아니다. 정 대표는 그러나 "18홀 골프경기로 따지면 나의 골프 발명은 아직 연습 스윙단계, 1번홀 티 샷도 못한 수준"이라고 했다. 아직은 상용화될 정도로 유명해진 제품도 없다. 하지만 정 대표의 열정이 발명을 멈출 수 없게 한다.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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