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엠, 전경영진들 대규모 횡령에 상폐위기..회생신청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영업이익률 30%짜리 회사까지 상장폐지 당할 지경이니 도대체 어떤 기업을 믿어야 합니까."개인투자자 A씨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국내 위폐감별기 1위 업체 에스비엠에 투자했다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누적 적자를 안고서도 테마로 움직이는 부실기업에 투자한 것도 아닌 우량회사에 투자했다 당한 충격이라 상심은 더 컸다. 에스비엠은 지난해 매출액 278어원에 영업이익 69억원, 순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30%에 육박한다. 매출액은 작지만 워낙 이익률이 좋고, 5만원권 지폐의 출현으로 성장성도 좋다고 판단돼 적극 투자를 했다. A씨뿐 아니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는 KB자산운용까지 10% 이상으로 지분을 확대했었다. 덕분에 지난해 초 2000원대 초반이던 에스비엠 주가는 지난해 11월 500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전 최대주주이던 최종관 대표가 트라이엄프라는 페이퍼컴퍼니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이상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2월 중순 4000원대 중반이던 주가는 3월26일 1645원까지 밀렸다. 그리고 3월27일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거래정지 됐다. 뒤이어 289억원 규모의 전 대표이사들의 횡령 혐의까지 터져 나왔다. 에스비엠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내 보유 현금만 250억원 이상 있던 회사였다. 지난 3년간 순이익만 200억원이 넘었다. 이변이 없다면 앞으로도 매년 수십억원이 이익잉여금이 쌓이는 구조인 회사였다. 하지만 단 한번의 M&A로 수백억원 현금을 쌓아놓은 영업이익률 30%짜리 알짜 회사가 순식간에 거덜났다. 지난 8일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 경영권을 장악한 강호균 대표측에 따르면 1월 M&A로 경영권을 취득한 김정환, 김철수 전 대표 등은 경영권 장악 후 바로 회사 돈을 빼돌렸다. 강 대표측은 김정환, 김철수 전 대표와 함께 이들에게 경영권을 판 최종관 전 대표도 횡령혐의로 고소했다. 횡령규모 289억원은 기존 보유 중이던 현금 250억원을 40억원 가까이 웃도는 금액이다. 금고에 있던 돈을 다 빼가고, 빚까지 안긴 셈이다. 회사 자산을 다 탕진한 상태에 감사의견까지 거절을 받은 상태라 상장폐지를 면하기도 어려워졌다. 하지만 강 대표 등 새 경영진측은 회사의 회생가능성이 높으니 회생기회를 부여해 달라고 촉구했다. 새 경영진 측 고위 관계자는 "에스비엠에 투자를 시작한 것은 에스비엠의 우수한 이익률과 성장성에 매료됐기 때문"이라며 "이런 우량기업이 영업외적인 부분으로 상장폐지된다면 일반주주들이 받는 피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도 "회계법인까지 재감사 의견을 주기로 한만큼 거래소측이 재감사 의견이 나올때 까지만이라도 기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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