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9경기에서 모두 12골을 내줬다. 무실점 경기는 전무하다. 수비에 여기저기 구멍이 많다. 그럼에도 전북 현대에겐 큰 걱정이 없다. 오히려 당당하다. 17골을 퍼부은 막강한 공격력 덕분이다. 파비오 전북 감독 대행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닥공'(닥치고 공격)의 패러다임을 뒤집었다. '닥수'(닥치고 수비)를 천명했다. 최강희 감독이 뿌리내린 공격 축구에, 단단한 수비까지 더한 완성도 높은 팀을 만들겠다는 뜻이었다.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5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경기에서 각각 6골씩을 내줬다. 상대 골 세리머니를 보지 않은 경기가 없다. 같은 기간 20골을 내줬던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셈. '닥수'라는 슬로건이 무색한 결과다. 파비오 감독 대행은 "선수들에게 매번 무실점으로 이겨보자고 종용하는데 생각처럼 잘 안 된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오른쪽 수비수들이 한꺼번에 부상을 당했고, 중앙 수비진도 아직 발이 잘 맞지 않아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닥수'라는 말을 처음 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라며 "두 번 다시 그런 말 따위 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익살을 부렸다.
자신감의 근거는 역시 압도적인 공격력이다. 많은 실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 전북은 12골을 내줄 동안 17골을 폭발시켰고, 시즌 첫 9경기에서 승점 16점을 가져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얻은 13점을 뛰어넘는 성과. 간판 공격수 이동국이 건재하고, '특급 도우미' 에닝요도 부상에서 돌아와 펄펄 날고 있다. 새로 영입한 케빈·이승기·송제헌 등은 기존 레오나르도·서상민·김정우 등과 서서히 시너지를 내고 있다.파비오 감독 대행은 "많이 실점하면 많이 넣으면 된다고 생각을 바꿨다"라고 털어놨다. 사실상 '닥공'으로의 회귀를 뜻한다. 그는 "수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여의치 않는다면 더 많은 골로 이를 극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수비의 핵' 정인환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공격을 위해 수비 숫자를 줄이는데 망설이지 않는 게 전북의 팀 컬러"라며 "중앙 수비수인 나조차도 효율적인 공격전개를 염두에 둔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실점 경기가 없다는 것 보다는 꾸준히 승점을 쌓아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아울러 시간이 갈수록 수비가 안정되리란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정인환은 "부상과 컨디션 문제로 포백 수비 구성이 매번 바뀌는 터라 조금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곧 이규로가 부상에서 돌아오고, 점점 발을 맞춰가면서 포백도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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