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건희 회장…미래사업 구상 끝났다

86일만에 귀국, 새 신수종 사업 발굴보다 기존 5대 사업 투자시기 조절에 초점

▲6일 서울 김포공항으로 귀국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응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귀국 공항 발언으로 그의 미래사업구상이 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 회장은 지난 1월 11일 하와이로 떠난지 86일만인 지난 6일 일본 동경에서 귀국했다.그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가 신경영 20주년인데 안심하면 안된다.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더 열심히 뛰고 사물을 깊게보고, 멀리보고, 연구해야 한다. 석달동안 해외에서 사람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많이 했다. 미래사업구상을 하다 보니 석달이 금방 가버렸다"고 말했다.위기의식의 경우 이 회장이 늘상 강조해 온 것으로, 직원들에게 긴장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출국 전에도 이 회장은 "앞으로 삼성의 대표 상품들은 10년내 모두 사라진다"고 말했다. 관심은 미래사업구상에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하와이 구상을 통해 별도의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기 보다는 기존에 발표한 5대 신수종 사업의 투자시기를 고민해왔다. 지난 2010년 내세운 5대 신수종 사업 중 의료기기를 제외하고 궤도에 오르지 못한 2차전지, LED, 태양광, 바이오의 빠른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인가, 시간을 두고 연구개발 단계에 머무를 것인지 여부를 놓고 저울질해 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스마트폰 등 기존 사업에서 파생되는 신규 사업을 새로 발굴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 2010년 공개했던 5대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지만 문제는 투자시기"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도 이 회장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국가 차원에서도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위상이 달라지면서 삼성그룹 전 계열사가 견제 대상으로 급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세부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는 등 경영 전략이 드러나는 발표는 일체 줄이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도 개발중인 제품은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이 회장이 경쟁사들에게 자사 전략이 노출되는 점을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전에는 기술 우위를 강조하기 위해 개발 중인 제품도 공격적으로 발표하곤 했지만 지금은 당장 판매할 제품이 아니면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수년간 특허전쟁을 겪으며 삼성전자를 면밀히 관찰하는 기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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