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당일 배달은 숙명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e베이의 존 도너휴 최고경영자(CEOㆍ52ㆍ사진)가 한 말이다.
전자상거래 업체라도 당일 배송은 힘들다. 국토가 좁고 유통망이 잘 발달된 한국에서도 흔치 않은 당일 배송 서비스를 미국에 도입하려는 게 도너휴의 야심이다.미 전자상거래 업계의 최대 적은 배송이다. 발송에만 며칠이 걸리고 물건 수령 시점은 그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 상품 주문 후 도착까지 1주 이상 걸리는 게 다반사다.이런 상황에서 도너휴는 한 시간 내 배송으로 미 유통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e베이 나우'라는 서비스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 뉴욕 등 세 도시에 선보였다. 올 여름이면 일리노이주 시카고와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도 서비스가 시작된다.도어휴의 꿈은 소비자들이 타깃ㆍ홈디포 같은 제휴업체들의 상품을 주문한 뒤 한 시간 안에 받아 보도록 만드는 것이다.당일 배송이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능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신문 배달망이다. 신문의 경우 대부분 오전 8시 이전에 배달이 마무리된다. 이후 배달을 위한 장비와 인력은 놀게 된다. 이를 택배로 돌리면 유통업체와 물류업체 모두에 이익이라는 게 도너휴의 계산이다.그는 배송을 맡아줄 새로운 협력업체도 모색 중이다. e베이는 현재 UPS의 배송망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두 업체를 추가로 투입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당일 배송을 꿈꾸는 이는 도너휴만이 아니다. 일본의 온라인 유통업체 라쿠텐(樂天)도 당일 배송이 전자상거래 업계의 새 기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도너휴의 주장은 미 온라인 유통가에 새로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검색제왕' 구글은 최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당일 배송 서비스인 '구글 쇼핑 익스프레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구글 쇼핑 익스프레스는 샌프란시스코에 한정된다. 하지만 구글은 6개월 안에 토이저러스, 아메리칸이글, 스테이플스, 블루 보틀 커피 등 9개 유통 매장의 상품을 미국 어디서나 주문 당일 수령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프리미엄 회원들에게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의 당일 배송 서비스 확대는 경쟁업체는 물론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도 공포의 대상이다.e베이의 전자상거래 부문 대표 드윈 위니그는 자사와 아마존의 당일 배송 전략에 대해 "e베이 나우의 당일 배송이란 기존 자산을 복제하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자산을 재배열하는 것"이라며 "이는 아마존의 접근 방식과 반대된다"고 설명했다.온라인 기업의 당일 배송 서비스 확대에 맞서 오프라인 매장 체인 월마트는 고객을 배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도너휴는 "모든 기업이 월마트처럼 할 수 있다면 당일 배송은 어려운 게 아니지만 할 수 없다"며 "그러나 e베이에는 당일 배송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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