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1급 후보군인 행시 27회들. (왼쪽부터)송광조 국장, 이전환 국장, 이종호 국장, 제갈경배 원장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이르면 내주 단행될 국세청 1급 인사를 놓고 국세청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김덕중 신임 국세청장이 27일 본청에 입성하는 만큼 후속으로 이어질 고위직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통상 정부 부처 1급 자리는 정무직인 장ㆍ차관과 2급 이하 직원들을 연결하는 단순한 교량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국세청 1급 자리는 타부처와 사뭇 다르다. 일반적인 특징만으로 설명하기는 한계가 있으나 분명한 것은 중앙 부처의 1급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국세청장 직급이 차관급이지만 2만명이 넘는 공무원을 두고 '세무조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관계로 웬만한 장관들 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때문에 국세청의 인사는 세간의 관심을 모은다. 국세청 내 1급은 본청 차장, 서울지방국세청장, 중부지방국세청장, 부산지방국세청장 등 네 자리다. 이들 중 핵심 요직은 서울청장이다. 직원 6000명과 함께 국세청이 한 해 거둬들이는 전체 세수(稅收)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대기업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들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지휘하는 자리인 만큼 국세청 내 실질적 2인자로 평가된다.현재 공석인 1급은 김덕중 신임 국세청장(행시 27회)이 맡았던 중부청장 자리 하나다. 그러나 행시 기수 선배인 조현관 현 서울청장(25회)이 곧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1급 두 자리가 비게 되는 셈이다. 김 신임 청장과 행시 동기인 박윤준 본청 차장(27회), 김은호 부산청장(27회) 등의 거취는 아직 유동적이다.국세청 내부에서는 청장과 행시 동기가 차장 등 1급직을 맡으면 청장이 불편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박 차장과 김 부산청장 두 명 모두 옷을 벗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세청 내에서 행시 동기가 청장과 차장을 동시에 한 경우는 단 한 차례 있다. 1998년 이건춘 청장 당시 행시 10회 동기인 안정남 전 청장이 본청 차장직을 맡았다. 물론 박 차장과 김 부산청장이 1급에 오른 지 1년 가까이 됐다는 점도 이들을 용퇴로 내몰고 있는 배경이다. 이들은 김덕중 청장과 함께 지난해 7월 1급으로 승진해 현 보직을 맡아 왔으며, 국세청 내에서 1급이 1년 넘게 자리를 지킨 일은 드물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들이 나가면 받쳐 줄 후배들이 적기 때문에 당분간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1급 네 자리가 모두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1급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세청 고위공무원단은 모두 3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 기수가 가장 앞서 있고 현재 국세청 '핵심 세력'으로 꼽히는 행시 27회가 대부분 1급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세청 내 27회는 총 7명으로 김 신임 청장, 박 차장, 김 부산청장을 제외하고, 송광조 감사관, 이전환 개인납세국장, 이종호 법인납세국장, 제갈경배 국세공무원교육원장 등 4명이 더 있다. 이들 4명 모두 1급 인사의 1순위 후보군이다. 이 중 지방청장을 역임한 이전환 국장과 송광조 국장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행시 28회인 김연근 징세법무국장과 임환수 조사국장도 1급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행시 기수를 중시하는 국세청 특성상 가능성은 낮다.1급 자리의 공석이 세 자리 이상될 경우 행시 출신으로만 1급을 채운다면 비고시 출신들의 반발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비고시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이름도 1급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비고시 출신으로는 세무대 1기 선두 주자인 김영기 자산과세국장을 포함해 이학영 서울청 조사1국장, 원정희 서울청 조사2국장, 이승호 서울청 조사4국장, 강형원 중부청 세원분석국장 등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고공단 진입 순서로는 원정희 국장이 가장 앞서지만 육사 출신이라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다. 김영기, 이학영, 강형원 국장 등 세 명은 2010년 말 나란히 고공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승호 국장은 이들 보다 6개월 뒤 고공단에 합류했다. 공채 출신인 임창규 광주지방국세청장 이름도 지역안배 차원에서 1급 후보로 거론된다.국세청 내부에 밝은 한 인사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1급에 오르기 위해선 지역 안배와 같은 관운과 정치권 인맥이 뒤 따라야 한다"며 "향후 김덕중 청장과 청와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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