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애플 안방' 새너제이 간 까닭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새너제이 출장길에 올랐다. 권 부회장은 24일 밤 8시3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로 출국했다. 새너제이 시의회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 지원책을 성사시키기 위해 권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새너제이시는 최근 삼성전자의 투자에 화답해 교통부담금 50% 감면, 향후 10년간 전기와 수도 이용료 관련 세제우대 등 700만달러(78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승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권 부회장은 이날 출국길에 기자와 만나 "고객사를 만나러 간다"고 답할 뿐 출장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 내 굵직한 현안을 도맡아 챙기는 권 부회장이 새너제이 시의회의 삼성전자 지원 승인을 앞두고 투자와 고용 등 삼성전자의 현지 기여를 어필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 부회장의 방문 목적은 새너제이 시의회와의 면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권 부회장이 출국한 시점이 새너제이 시의회와의 최종 승인일인 26일을 불과 이틀 앞둔 24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너제이시가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타 기업과의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어 이를 잠재우기 위해 권 부회장이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 단행한 투자에 강조점을 찍고 새너제이 시의회 설득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새너제이시와 연구개발 확대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작년 8월 삼성전자 새너제이 본사의 재건축 계획을 발표해 2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내는가 하면 올 2월 11억달러(약1조2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앞세워 미국 실리콘밸리 내 혁신 벤처기업 및 기술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너도나도 투자를 줄이는 불경기에 삼성전자는 통 큰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행선지가 미국 새너제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소송으로 소원해진 애플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공급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을 대동하지 않고 권 부회장이 단독으로 출국했다는 점에서 애플과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너제이시의 이번 지원책은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모범을 보이는데 부응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라며 "지원 규모는 78억원 규모로 크지 않으나 애플이 본사를 두고 있는 새너제이시에서 먼저 나서 삼성전자에 혜택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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