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오픈 기념 파격 세일이라고 해서 와봤는데 생각보다 물건들이 비싸네요. 생닭은 이마트가 더 싼 것 같기도 하고…. 각 대형마트들마다 최저가로 내놓은 제품들이 달라서 결국 장 을 보게 되면 대형마트 3곳이 다 비슷비슷한 것 같아요."지난 24일 홈플러스 합정점에서 만난 한 주부는 "1+1 행사하는 품목 위주로 장을 보고 있는데 행사 제품들만 눈에 띄게 쌀 뿐 그 외 제품은 저렴한지 잘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대형마트 3사의 할인전이 '경쟁'을 넘어 '전쟁'으로까지 묘사될 정도로 치열해졌지만 실제 소비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디가 얼마나 더 저렴한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직접 주요마트 3사와 인근 전통시장 등 4곳을 돌아다니며 주요 생필품을 선정해 품목별로 어느 곳이 더 저렴한지 따져봤다.
먼저 계란ㆍ생닭ㆍ과일 등은 이마트가 비교적 저렴했다. 이날 이마트 공덕점에서는 계란(30개입)은 2990원, 생닭(800g)은 3750원에 판매돼 인근에 있는 전통시장보다도 저렴했다. 홈플러스 합정점에서는 계란 한 판이 3000원,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5500원이었다. 인근의 후암시장에서도 3780원에 달해 최저가를 내놓은 이마트보다 다소 높았다. 특히 생닭은 홈플러스와 후암시장이 각각 6580원, 6000원으로 이마트보다 40% 이상 비쌌다. 과일도 이마트가 다른 마트보다 저렴했다. 딸기(1Kg)는 후암시장에서 6000원에 팔렸지만 이마트는 5580원이었으며 오렌지는 745원, 청포도(100g)는 570원이었다. 각각 시장에서는 714원, 416원에 팔려 시장과 비슷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이보다 높아 딸기 8500원, 오렌지 990원, 청포도 975원 등이었다.
대형마트 3사의 할인전이 '경쟁'을 넘어 '전쟁'으로까지 묘사될 정도로 치열해진 가운데 계란ㆍ생닭ㆍ과일 등은 이마트가, 삼겹살은 홈플러스가 가장 저렴했다. 사진은 홈플러스 매장.
삼겹살은 홈플러스가 가장 저렴했다. 이마트 공덕점에서는 삼겹살(100g)을 880원,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1750원, 후암시장은 1417원에 판매했지만 홈플러스는 790원에 내놓았다. 삼겹살은 지난 3월 3일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삼겹살을 각각 850원ㆍ820원에서 810원, 800원으로 서로 10원씩 낮추며 '10원 깎기 전쟁'을 펼치던 품목. 이날 홈플러스가 790원으로 최저가에 판매하고 있었지만 매장 고객들은 삼겹살 등 싸게 파는 품목 외에는 좀체 눈길을 주지 않았다.매장 직원 박보영(53)씨는 "1+1 행사를 하는 물건이 주로 팔린다"며 "시식하는 사람들의 수는 변함없지만 실제 구입하는 사람은 줄었다. 행사를 하지 않으면 그냥 빈 몸으로 와서 시식만 하고 간다"고 말했다.과일ㆍ채소 등 신선식품은 '최저가'를 내세운 마트보다 전통시장이 훨씬 저렴했다. 양파(100g)는 대형마트가 303원~380원이었지만 후암시장은 250원이었다. 대파와 양배추는 더 쌌 다. 이마트 공덕점에서는 대파 한 단에 2680원이었지만 후암시장은 2000원으로 25% 더 낮았고, 양배추 한 통은 이마트 2980원, 홈플러스 3000원인 반면 후암시장은 2000원으로 34% 저렴했다. 무는 3배 가량 차이가 났다. 후암시장은 500원에 판매됐지만 이마트는 1500원이었다.고등어와 오징어 등 수산물도 시장과 차이가 났다. 고등어는 롯데마트 1600원, 이마트 1490원, 시장 1000원 순이며 오징어는 이마트 3500원, 롯데마트 2000원, 시장 2000원 순이었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16개 판매 품목 제한에 따라 오징어를 판매하지 않았다. 이날 대형마트 3사와 후암시장에서 19개 품목을 장 본 결과 이마트 공덕점은 총 3만7265원, 홈플러스 합정점은 오징어를 제외하고 3만4958원,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4만975원이 들었다. 반면 시장에서는 3만2877원에 그쳤다. 특히 롯데마트와는 8000원 이상 차이가 나 19.7% 이상 비쌌다. 주부 배현자(54)씨는 "전단지를 보고 사려고 했던 물건이 싼 마트를 골라서 다닌다"며 "경기가 어렵다 보니 한 푼이라도 싼 곳을 찾게 된다. 마트는 배달도 해주고 카드 결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하는데 물건들의 품질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요즘 같은 경기에 어디가 뭐가 싸다는 말에 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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