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적 쌓으려다 경제 주름살..페이스북서 오세훈 전시장 비판..'아무것도 안한 시장 되겠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장이 되겠다."무산 위기에 놓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자정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한 말이다. 최근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재선을 노리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한창 업무에 열을 올려야 할 박 시장의 입에서 이같은 말이 나온 이유는 뭘까? 박 시장의 나머지 글을 읽어 보면 답은 나온다. 박 시장은 글에서 사실상 용산국제업무지구 통합 개발을 주도, 부실을 초래한 책임이 거론되고 있는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해 정면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전에 여러 시장님들은 뭔가 자기 임기 중에 뚜렷한 사업을 해서 인상을 남겨가지고 다음 재선이나 더 큰 선거에 나가고자 했으며, 그러다보니 무리하게 되어 많은 문제점들이 생기곤 했다"며 "지금 제가 처리해야 하는 많은 과제들, 어려운 현안들이 바로 이렇게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또 "한 곳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분야나 업무는 소홀하기 쉽다"며 "시민의 삶은 경제에서부터 문화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다양한 분야가 있고 그 중에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시장이 어느 것 하나 소홀하면 안되는 것인데 한 두개의 업무만 집중하다 보니 다른 분야는 방치하게 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본인은 향후 무리한 대형 사업을 일으키지 않고 차분히 시정을 돌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그는 "시민들이 저를 시장으로 뽑은 것은 궤도를 벗어난 시정을 정상으로 회복하고 합리적이고도 균형잡힌 시각으로 시정을 돌보라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제대로 챙기는 시장이 되고 있다. 끊임없이, 쉴새없이 서울시의 현안과 작은 것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깐깐하게 따지고 고치고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박 시장의 '선언'은 정치적 입신을 위한 무리한 치적 쌓기 욕심을 버리겠다는 소신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취임 초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어떤 시장으로 기억에 남고 싶으냐"는 질문에 "아무 것도 안한 시장이 되고 싶다"고 답변하곤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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