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일·신용일 대표 등 잇단 사임…'10년 공로 제대로 평가 받아야'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금융투자업계 장수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퇴진하고 있다. 최근 증시 침체 등으로 인한 금융투자업계 변화가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원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그는 CLSA증권 리서치 헤드,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거쳐 2005년부터 8년째 알리안츠운용 대표직을 맡아 왔다. 이 대표는 외국계인 알리안츠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영실적도 양호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알리안츠운용의 누적 당기순익은 90억원으로 84개 운용사 중 8위를 기록했다. 그룹 측의 만류에도 이 대표는 “쉬고 싶다”며 용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4일 대표직을 떠난 신용일 도이치자산운용 대표 역시 2003년부터 10년째 회사를 이끌어온 장수 CEO다. 백전노장인 그도 최근의 증시 침체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도이치자산운용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손실이 43억원에 달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9년째 부국증권을 경영해 온 장옥수 전 대표와 업계 최장수 CEO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전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제 남은 장수 CEO로는 윤경립(13년) 유화증권 사장, 장인환(14년) KTB자산운용 사장, 차승훈(7년) JP모간자산운용 사장, 양성락(13년) 블랙록자산운용 사장 등이 꼽힌다. 2세 경영인인 윤 사장은 창업주 윤장섭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00년부터 회사를 맡고 있다. 동원증권 출신인 장 사장은 1999년부터 대표로 일하며 최장수 CEO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그밖에 차 사장과 양 사장의 경우 모회사가 국내에 진출할 때부터 CEO를 맡고 있는 경우다. 양 사장은 2000년 블랙록인베스트매니지먼트 서울사무소 대표 시절부터 지금까지 국내 시장을 전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리 이동이 빈번한 여의도에서 10년 가까이 CEO를 맡고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며 “최근 단기간 실적만으로 그들의 지난 노력이 가벼이 평가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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