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해직교사 복직명령, 하필 왜 이때?

임춘근 충남도 교육의원, 의원직 마친 뒤 복직 희망…교육계, “의정활동 덕에 교육청에 미움” 분석

임춘근 충남도의회 교육의원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충남도교육청에) 너무 서운하다.”2009년 전교조 교사로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해직된 임춘근 충남도 교육의원(전 전교조본부 사무처장)이 충남도교육청으로부터 지난달 28일 복직명령을 받았다.지난 22일 대법원이 임 의원의 해고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덕분이다.임 의원은 전교조 충남지부장으로 뽑힌 뒤 전교조 본부에서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2009년 당시 전교조 교사들은 4대강 사업 등 정부시책에 반대하는 교사시국선언을 했다. 이 선언과 관련, 교육과학기술부는 관련교사들에게 중징계처분할 것을 전국 시·도교육청에 지시했다.시·도 교육청의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교사는 70명이 넘었다.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등 본부 전임자, 시·도지부장 등이며 이 중 18명은 해임, 40명은 정직 3개월 처분이 결정됐다. 60명 가까운 교사에 대한 해임이나 정직처분은 1989년 전교조 창립 후 최대규모의 중징계사태다. 많은 교사들이 법원의 판결 덕에 정든 교단으로 돌아갔다. 임 의원도 교단으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란 말로 충남도교육청의 복직명령에 아쉬움을 나타냈다.임 의원은 복직하게 되면 교육의원 자리를 내놔야한다. 겸직을 금하고 있는 현행법상 의원직과 교사직을 동시에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임 의원은 “도민들이 뽑아준 자리다. 2년 반 동안 교육의원으로서 열심히 일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교육청의) 복직명령은 의원직을 마친 뒤 해도 될텐데 지금 복직하란 것은 눈엣가시 같은 의원을 한 명 줄이자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복직하면 의원직 잃어, 하필 지금 왜?=임 교육의원은 해임된 뒤 일반인 신분으로 지내다가 2010년 6월2일 지방선거 때 예산·홍성·청양·보령지역 교육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임 의원은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며 충남교육정책에 따끔한 질책을 해온 것으로 도의회와 교육계로부터 평가받고 있다.지역교육계에선 교육청의 복직명령에 대해 “충남교육청 입장에선 불편한 관계인 교육의원에 대한 견제를 위해 학교복귀명령을 내린 것”으로 해석했다.임 의원은 교육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후원금납부교사징계반대 성명 ▲교육청 승진인사정책개선 요구 ▲학교운동장개선방안 연구모임 출범 ▲교육청 비정규직 정년연장 요구 ▲학교 인조잔디 안전성 검사 ▲주 5일제 수업 전면시행 요구 ▲국제문화교육특구사업 문제점 지적 ▲친환경학교급식조례 통과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해왔다. 임 의원은 “전남도 교육의원의 경우 해임 후 복직판결을 받고도 교육감의 임용유예 결정으로 남은 임기를 모두 마치고 평교사로 복직했다”며 “교육의원제도가 이번이 마지막이라서 의원직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가 없고 교육의원의 공백으로 충남교육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견제의 기능이 움츠려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임춘근 의원, 복직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4일부터 예산전자고등학교로 복직해야하는 임 의원은 먼저 대전지원 홍성지법에 ‘복직명령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키로 했다. 그 뒤 4일부터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 교육의원으로서 참가한다.임 의원은 “의정활동을 보장키 위해서라도 가처분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의원직 유지를 원했다.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법원판결을 따를 수밖에 없어 복직발령을 냈다”며 “의원직을 마치고 복귀하겠다면 다른 절차를 밟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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