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최강자' HTC의 몰락…'샌드위치 신세'

삼성·애플에 눌리고 노키아·소니·블랙베리에 치이고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과 삼성의 양자구도로 재편되면서 한때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 진영의 최강자였던 대만 HTC가 점점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이 4일 보도했다.2011년까지만 해도 HTC는 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지위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 HTC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8.8%로 삼성전자(당시 19%), 애플(18.8%), 노키아(15.6%), RIM(현 블랙베리, 10.3%)에 이어 글로벌 ‘톱5’에 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HTC는 세계시장 상위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 자리는 새롭게 부상한 중국 화웨이와 ZTE가 차지했다. 연간기준으로는 여전히 5위 안에 들었지만 단 6%를 차지하는데 그쳐 삼성전자(39.6%), 애플(25.1%)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됏다. HTC는 4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보다 17% 감소한 500억~600억대만달러(약 1조8400억~2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648억 대만달러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 전망 역시 각각 21~23%, 0.5~1% 로 지난 분기 23%, 1%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앞서 지난달 7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매우 실망스러웠다. 순익은 전년동기 109억달러 대비 91% 감소한 10억 대만달러를 기록해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고 매출도 41% 감소한 600억 대만달러, 영업익은 6억달러에 그쳤다. 이제 HTC는 앞으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히고 뒤로는 후발주자들로부터 쫒기는 상황이 됐다. 저가폰 시장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암담하다. 삼성전자는 하이엔드(High-End)부터 로우엔드(Low-End)까지 아우르는 제품군으로 밀어붙이고 있고 애플도 신흥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ZTE와 화웨이는 한발 앞서 저가폰 시장을 무차별 잠식하고 있다. 독일 베렌베르크방크의 아드난 아흐마드 애널리스트는 “HTC는 노키아, 소니, LG전자, 블랙베리와 함께 ‘샌드위치’처럼 중간에 낀 채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각 업체별 출하량은 HTC가 750만대, 소니가 800만~900만대, 모토로라모빌리티가 300만대, 블랙베리가 700만대, LG전자가 700만대, ZTE 800만~900만대, 화웨이는 1800만대로 각각 집계 또는 추정됐다. 반면 애플은 4800만대, 삼성전자는 6000만대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HTC는 차세대 전략기종인 M7을 오는 29일 공개하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저가기종으로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치알린 창 HT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가장 싼 1999위안(약 35만원) 가격대 기종보다 더 저렴한 제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그러나 이것으로 HTC가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흐마드 애널리스트는 “블랙베리에는 기업용 제품군에서 쌓은 경험이 있고, 노키아는 풍부한 기술특허라도 갖고 있지만 HTC만의 생존 비책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사모펀드 베어드캐피털의 윌리엄 파워 애널리스트는 “신제품 M7이 올해 봄부터 출시된다고 해도 치열한 경쟁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와 맞서기 위해서는 HTC 제품만의 차별화된 특징과 더욱 세련된 마케팅 전략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김영식 기자 grad@ⓒ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