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의 좋은시선]김시진·염경엽, 신흥 라이벌 되나

김시진 롯데 감독(왼쪽)과 염경엽 넥센 감독

올 시즌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전망은 무척 어려워졌다. 오프시즌 예상하지 못했던 두 지도자가 지휘봉을 쥐었다. 넥센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김시진 감독과 넥센 주루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된 염경엽 감독이다.김시진 감독은 최고의 투수에서 소문난 투수 조련사를 거쳐 감독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많은 야구인들로부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근래 보기 드문 사람 냄새 나는 덕장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간 보여준 지휘봉은 인내로 요약된다. 선발투수에게 경기를 믿고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 교체 타이밍을 다소 늦게 잡았단 이야기다. 인내는 유망주 육성에서도 돋보였다. 박병호, 서건창 등 한 번 기회를 준 선수들을 끝까지 믿고 기용했다. 한때 장원삼을 비롯해 많은 선수를 팔수밖에 없던 넥센이 경쟁력을 잃지 않은 이유다. 한때 선수단은 메이저리그에서 저비용 고효율을 대표되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을 떠올리게 했다. 매년 약체로 평가됐지만 어느 정도의 능력을 꾸준히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프런트와의 의견차로 경질의 쓴잔을 마셨다. 큰 공백 없이 입은 롯데 유니폼은 꽤 무거워 보인다. 감독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롯데 팬들은 더 이상 참가에만 의미를 둔 가을야구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바라는 건 1992년 영광의 재현이다. 김 감독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일찌감치 다른 형태의 야구를 선언하고 나섰다. 사실 글쓴이는 가을야구보다 친정팀이라고 할 수 있는 넥센과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누구보다 넥센 선수들의 장단점을 꿰고 있는 김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낼지 발목을 잡힐지 궁금하다. 넥센은 지난 시즌 주루코치를 맡았던 염경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는 LG 시절 수비코치였다. 운영팀 팀장을 맡기도 했다. 넥센의 전신인 현대 때부터 시작한 일이다. 전체적인 구단 운영이나 선수 관리, 지도 등의 측면에서 준비된 감독이라 할 수 있다. 염 감독은 슈퍼스타 출신이 아니다. 통산 타율이 1할9푼5리에 그친다. 사령탑에게 이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프로선수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어 소통에 탄력을 더할 수 있다. 어렵게 영입한 이강철 수석코치도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그는 언더핸드 투수인 김병현의 부활은 물론 전체 투수진 운영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염 감독의 광주제일고 선배이기도 한 이 코치는 단순히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수준의 지도자가 아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감독과 어려운 결정을 함께 고민할 것이다. 이 같은 호흡은 형님 리더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축구의 홍명보 감독처럼 말이다.그래서 올 시즌 롯데와 넥센의 경기에는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슈퍼스타 출신 감독과 스타와는 거리가 멀었던 감독간의 대결. 지난 시즌 코치진에서 한솥밥까지 먹은 두 지도자는 신흥 라이벌의 탄생까지 예고하고 있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이종길 기자 leeme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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