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웃긴데 슬프다. 요즘 인터넷에선 이 두 단어를 '웃프다'는 말로 표현한다. '웃기고 슬프다'는 말을 합성한 말이다. 영 화 '7번방의 선물'은 시종일관 관객들을 웃기다 한 순간에 눈물을 쏟게 만드는 그런 영화다.'7번방의 선물'은 용구(류승룡)가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6살의 지능을 가진 용구는 딸 예승(갈소원)이만을 바라보며 순진한 삶을 살아 왔지만, 일순간에 여아 납치 살해범이라는 죄명을 뒤집어쓰고 파렴치한 범죄자가 되고 만다.영화의 배경은 교도소다. 세상의 온갖 범죄자들이 모인 공간이다. 용구가 들어간 교도소 감방 안에는 조폭 사기 간통 자해공갈 등 다양한 죄목의 죄수들이 가득하다. 무섭고 살벌하기만 할 것 같은 그 공간이 용구로 인해 일순간 세상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한 곳으로 변모한다.영화의 제목인 '선물'은 다름 아닌 용구의 딸 예승이다. 딸 바보 용구를 위해 감방 동료들이 예승이를 교도소 안으로 들여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예승이의 깜찍한 외모와 애교는 감방 동료들을 절로 미소 짓게 만들고, 용구 와 예승이가 감방 안에서 조우하는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영화 안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곳곳에 웃음 코드가 숨겨져 있다. 언제 어디서 웃음이 터질지 모른다.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용구의 대사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긴 여운으로 남 아 혼자 '킥킥'거리게 만든다. 후반부로 갈수록 슬픔이 절정에 달 할 때도 '7번방의 선물'은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 한다. 결코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이 작품에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해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로 톱스타로 떠오른 류승룡을 제외 하면 이렇다 할 주연급 배우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그럼에도 '7번방의 선물'은 재기발랄한 연출력과 배우들 의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력으로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며 하 나의 작품을 만들었다.지난 2012년 한 해는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쏟아지는 할리우드 대작들 속에서도 천 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들이 등장했다. 2013년 새해도 출발이 좋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7번방의 선물'이 다시 한 번 한국 영 화 중흥기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장영준 기자 star1@<ⓒ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대중문화부 장영준 기자 star1@ⓒ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