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국가고객만족도 NCSI 조사
-영진전문대·영남이공대, 1·2위-호텔 오름세…아파트 내림세-농심 잡은 삼양 등 뒤집기 많아
2012년 NCSI 평가 전체 1위 영진전문대학의 가상공학센터에서 학생들이 3D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정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 영진전문대학]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대외적 악조건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고객 중심 경영이 빛을 발했다. 경기 불황 장기화로 그 어느 때보다 가격 민감도가 높았지만 품질과 서비스 개선에 힘쓴 결과 소비자 만족도 상승이라는 효과로 이어졌다. 8일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NCSI 평균 점수는 72.8점으로 2011년 72.4점 보다 0.4점(0.6%) 상승했다. 이는 지난 1년간 국내 64개 산업, 288개 기업(대학)과 공공기관의 직접 소비자 7만71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NCSI점수가 70점 이상인 '우수' 고객만족 기업 수는 253개로 2011년 225개 보다 크게 늘었다. 우수 기업 비율도 2011년 78.8%에서 지난해 83.3%로 4.5%p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60~69점 비율은 16.4%(45개)에서 8.7%(25개)로 7.7%p나 내려갔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우수 기업 수 증가는 전체 조사대상 기업 수가 2011년 보다 14개 더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우수 기업 비율을 보면 기업들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렀고 이런 노력이 고스란히 NCSI 점수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 전체 1위…산업별 1위 '호텔'= 지난해 NC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진전문대학(전문대학서비스부문)이 89점을 받아 전 업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영남이공대학교(전문대학서비스부문)는 86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상위 10위권 안에는 영진전문대와 영남이공대 외에도 광주보건대(4위), 신성대(8위), 조선이공대(10위) 등 5개 전문대학이 이름을 올렸다. 2011년과 마찬가지로 10위권 내에 5곳의 전문대학이 들었지만 전체 산업별 NCSI점수는 67점으로 전년 대비 2점(2.9%) 내려갔다. 이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학생들에게 취업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각 대학들이 교육시설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재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등록금, 취업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해 고객만족도가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한 것이다. 또 전통적으로 강세를 나타내던 아파트가 내림세를 보인 반면 호텔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물산(아파트건설업부문)이 85점으로 3위를 유지하는 데 그쳤고, 2011년 4위를 차지했던 대림산업은 7점이나 떨어지며 20위로 밀려났다. 대신 롯데호텔과 조선호텔, 신라호텔이 나란히 5~7위에 이름을 올렸다. 9위는 대구지하철공사(81점)에 돌아갔다. 산업별 고객만족도 순위에서는 호텔이 79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병원서비스는 77점으로 2위였다. 이어 준대형승용차·대형승용차·우편서비스가 76점으로 공동 3위에, 냉장고·전력공급서비스·아파트건설업·대형서점이 75점으로 공동 6위에 올랐다. 반면 국립대학(66점)이 전체 산업별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병원 부문에서는 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이, 사립대학교 부문에서는 성균관대가 1위로 선정됐다. 또 현대자동차(대형승용차·준대형승용차·준중형승용차·중형승용차·RV), 기아자동차(준대형승용차·소형승용차), 우편서비스(공공행정서비스), 교보문고(대형서점), 샤넬(여성용화장품), NHN(검색포털), 위니아만도(김치냉장고), 삼성전자(TV·냉장고·개인용컴퓨터·스마트폰·태블릿PC), LG전자(세탁기·냉장고·에어컨), 애플(스마트폰ㆍ태블릿PC), KB국민은행(은행), 롯데마트(대형마트), 롯데백화점(백화점), 대한항공(국내항공) 등도 해당분야에서 고객만족도 1위를 기록했다. ◆산업별 선두기업 약진…1위 뒤집기도= 지난해 NCSI 조사결과를 보면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 경기 불안 등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고객만족도가 상승했다. 경제 부문(Economic Sector)별로 살펴보면 총 12개 부문 중 8개에서 NCSI 점수가 상승했다. 그러나 산업별로는 사정이 달랐다. 2011년과 비교할 수 있는 58개 산업 중 전년 대비 NCSI 점수가 오른 산업은 26개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도 국가 차원(National Level)의 NCSI는 72.8점으로 전년 보다 0.4점(0.6%) 높아진 것은 각 산업 내 선두기업의 약진 덕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 고객만족도 1위 업체들의 NCSI 평균 향상률은 1.1%로 중하위업체 평균 향상률(0.3%) 보다 높았다. 또 산업별 1위 업체 중 전년 대비 고객만족도가 향상된 기업 비중은 60%를 상회했다. 중하위 업체들이 50%를 채 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1위 뒤집기'도 잇달았다. 그동안 1위를 내주지 않았던 기업이 밀려난 산업이 4개, 공동 1위가 13개나 됐다. 지난 2010년 7개, 2011년 11개의 공동 1위가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셈이다. 특히 호텔 부문의 선두 다툼이 치열했다. 2011년 82점으로 호텔 부문 1위를 기록했던 신라호텔이 지난해 롯데호텔, 조선호텔에 밀려나 3위에 머물렀다. 라면부문에서는 삼양식품이 2011년 1위 팔도와 전통 강자인 농심을 누르고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 밖에 국제 항공, 준대형승용차, 스마트폰, 태블릿PC, 냉장고, 병원, 초고속인터넷, 신용카드 등 다수의 업종에서 공동 1위가 나왔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선두기업의 고객만족 노력으로 상위권 기업들 간 고객만족도가 상향평준화되고 있으나 중하위권 기업들의 노력은 이에 미치지 못해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중하위 기업들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고객 중심 경영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국가고객만족도(NCSI)= 주요 제품과 서비스 만족도를 100점 만점으로 나타낸 점수다. 국내 또는 해외에서 생산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사용한 경험이 있는 최종 소비자가 만족도를 평가하고 이를 모델링에 근거해 지표로 산출한다. NCSI 모델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 수준, 인지 품질, 인지 가치, 종합 만족, 고객 불평률, 고객 충성도, 고객 유지율 등으로 구성된다. 또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생산·판매 활동을 하는 외국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측정 대상에 포함돼 있어 국내↓외 기업의 품질 비교 평가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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