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간 제한에 이어 SNS 내용까지 규제하겠다는 여성부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카카오톡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청소년들이 욕설, 비속어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프로그램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이를 주도하는 여성가족부가 모든 문제를 규제로 해결하려고 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에 이어 카카오톡 대화 내용까지 문제 삼고 있는 것이 시간도 말도 통제하겠다고 나선 모양새이기 때문이다.30일 각종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SNS 욕설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의무화 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여성부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여성부는 사이버상의 왕따를 방지한다는 목적 아래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그룹대화방과 SNS에서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 프로그램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당장 실효성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트위터 등에서는 "여성부가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을 해결하겠다고 내놓은 셧다운제는 성인 주민등록번호 도용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는데 이번 SNS 욕설 방지 방안은 SNS를 차단 프로그램을 피해갈 수 있는 신종 욕설의 경연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업계에서도 욕설 차단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욕설과 비속어를 막을 수는 없다며 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SNS 사용 문화를 만들어야 할 여성부가 강압적인 차단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SNS 상에서 욕설을 올리려고 하면 차단 프로그램의 기능은 쉽게 피할 수 있다"며 "오히려 청소년들만의 새로운 은어가 만들어져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셧다운제와 마찬가지로 취지에 동의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없다는 얘기다.셧다운제 등으로 여성부가 SNS에서 청소년들의 공격 대상이 되자 이를 뿌리 뽑기 위해 욕설을 통제하려고 한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실효성이 없는 셧다운제에 이어 SNS 욕설 방지도 문제의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며 규제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규제 만능주의"라고 꼬집었다. 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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