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교병필패(驕兵必敗) 잘 나간다고 방심하지 말라현대기아차, 근고지영(根固枝榮) 내수가 튼튼해야 수출도 무성SK, 극기복례(克己復禮) 새 지배구조 실험LG, 환골탈태(換骨奪胎) 혁신없이 발전없다[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이창환 기자, 임철영 기자, 임선태 기자]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사 내년 경영 목표를 사자성어로 간추리면 각각 교병필패(驕兵必敗), 근고지영(根固枝榮), 극기복례(克己復禮), 환골탈태(換骨奪胎)로 요약할 수 있다. 각각 '잘 나간다고 방심하거나 교만하지 말라', '뿌리(내수)가 튼튼해야 가지(수출)가 무성하다', '자기의 욕망ㆍ감정을 이겨내고 사회적 법칙인 예를 따르다', '시장선도를 위해 혁신하라'는 뜻을 가진 이 네가지 한자성어에는 올해 한해 우리 기업들을 괴롭혀왔던 위기의 실체가 본격화 되기 전에 선제 대응하자는 기업들의 전략이 담겨져 있다. 24일 국내 4대 그룹사의 새해 경영 목표를 들여다 본 결과 내년 재계의 가장 큰 현안은 '위기극복'과 이를 이겨내기 위한 '선제대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삼성그룹, 교병필패(驕兵必敗)=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그룹은 내년에도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업체로 발돋움한 수년전부터 교병필패를 교훈으로 삼아왔다. 삼성그룹은 내년 글로벌 경영환경이 예측 불가능해짐에 따라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통상 당일치기로 진행되던 연말 'CEO 세미나'를 1박 2일로 확대, 경영진들이 합숙까지 하며 위기 대응책을 찾아 나선 것이 일례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내년에도 유로존 위기가 지속되고 미국의 재정긴축과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되는 등 세계경제가 저성장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며 위기경영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내년 설비투자를 올해보다 축소하고 부서별 예산 삭감과 법인카드 사용 제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나가는 돈을 최대한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비상경영 하에서도 끊임없는 혁신으로 올해에 이어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1위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근고지영(根固枝榮)=글로벌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데 올 한해를 보낸 현대차 그룹은 내년에는 안방지키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내수 시장 수성에 총력을 다한다. 근고지영의 지혜다. 현대차와 기아차 내부에서는 "내수가 무너지면 수출도 흔들린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해외 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수입차 브랜드가 중형차 이하의 모델을 이미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하는 등 현대ㆍ기아차의 안방 '불패신화'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국내에서 각각 68만5000대, 50만대 판매를 예상했지만 목표에 미달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내년에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중소형차급을 중심으로 신차를 도입, 물량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여 내수시장 수성이 현안으로 부상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이 탄탄하게 뒷받침이 돼야 한다"며 "내년을 내수 판매대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SK그룹, 극기복례(克己復禮)=SK그룹은 '따로 또 같이 3.0'이라는 지배구조 실험을 통해 내년도 '안정 속 성장' 추구에 나선다. 내년은 최태원 회장이 수펙스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후 맞는 첫 해로 최 회장이 자신을 극복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지배구조 실험에 착수하는 원년이 된다. SK그룹은 '안정 속 성장'을 택하며 '극기복례'에서 경영의 지혜를 찾고있다. SK그룹은 또 기업가치 3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성장을 목표로 고객ㆍ구성원ㆍ주주ㆍ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방침이다. 사업분야별로는 에너지 화학과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현재의 글로벌 경쟁력 수준을 ▲에너지 자원 개발 ▲정보통신 분야에서의 신 성장동력 확충 ▲해외 사업 확대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리더형 경쟁력' 수준으로 끌어 올려 나갈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재 각 계열사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토록 계열사 중심의 성장 플랫폼을 진화시키고 있는 중"이라며 "각 사의 기업가치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수평경영 기반의 그룹 경영체계를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 환골탈태(換骨奪胎)=LG그룹은 '시장선도를 위한 혁신'을 내년 경영 목표로 삼고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환골탈태'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 한해 동안 시장 선도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구 회장은 "이제 시장을 선도하지 못하면, 더 이상 고객과 인재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평범한 기업으로 남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장선도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는 내년에도 시장선도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각 계열사들이 각자 분야에서 1등하기 위한 상품을 내놓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계열사인 LG전자는 뒤처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체질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자 하는 노력을 LG는 내년에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명진규 기자 aeon@이창환 기자 goldfish@임철영 기자 cylim@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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