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축복의 땅'…유럽 사모펀드 북미서 '빅딜' 증가

내년초 미국 M&A 시장은 불확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럽이 경기 침체와 국채 위기로 기업 인수를 위한 부채 조달을 막으면서 유럽의 사모펀드 회사들에게 미국 시장은 축복의 땅이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 시장에 진출한 CVC 캐피털과 에이팩스, BC파트너스, 퍼미라 등 유럽 사모펀드회사들은 올해 유럽 보다 미국에서 더 왕성할 활동을 했다. 이들 사모펀드 회사는 미국에서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매각 대상을 찾았고, 금융 조달도 훨씬 쉬웠다. 퍼미라 뉴욕지사의 존 코일 사장은 “유럽에선 이들 회사는 높은 가격에 팔거나 아니며 팔지 못하는 두 가지 결과 밖에 없었다”면서 “미국에서 금융조달이 훨씬 쉽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영국계 인수합병 전문매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기업 인수 규모는 1093억 달러로, 전체 글로벌 인수 규모의 절반 가까이(45.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5% 감소한 것이지만, 지난해와 올해의 인수 규모는 기업들의 대형 거래가 정점이던 2007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유럽의 경우 올해 인수 거래는 21.3% 줄었다. 퍼미라는 올해 뉴욕의 톰 리스터와 함께 올해 거래를 성사시킨 4건 중 3건이 미국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16억 달러를 들여 가계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웹사이트 ‘안세스트리 닷컴’을 10월 인수했고, 15억 달러 규모의 제네시스(상담 커뮤니케이션)와 알카텔 루슨트의 콜센터 서비스 사업 인수를 성사시켰다. 에이팩스의 경우 지난 2년간 총 거래의 절반 가량(40%)을 북미 지역에서 일꿨다. 같은 기간 주요 거래 지역인 유럽의 경우 20%가 떨어졌고, 신흥시장에서 인수는 세배나 늘었다. 올해 에이팩스는 미국에서 36건의 투자팀 꾸렸다. 이들은 나이키로부터 5억7000만 달러의 규모의 신발 브랜드 ‘콜한’을 인수했고, 11억원을 투자해 캐나다의 증권회사 가더를 사들였다. 미국은 또 유럽의 사모펀드들이 자산을 매각하는 주요 장소로 부상했다. 퍼미라의 경우 동영상 전문기업 NDS의 지분을 미국의 시스코 시스템에 50억 달러를 받고 넘겼고, CVC는 남유럽 주류회사 스타베브를 몰슨 쿠어스에 26억5000달러에 매각했다. 하지만 CVC의 미국 담당 매니저인 크리스토퍼 스태들러는 미국의 재정절벽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고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내년 초가 약간 우려된다”며 “일부 기업들이 대형 투자나 매각 결정을 재정절벽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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