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상도덕 무시한 '성탄 마케팅'

▲초록마을 크리스마스 케이크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를 노린 식품업계의 '도 넘은 마케팅'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기존에 팔지 않던 상품, 원래의 상품 라인을 벗어난 제품을 선보이며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을 붙여 팔고 있기 때문이다.업계에서는 심각한 내수 불황에 따른 타개책의 일환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경기가 얼어붙을수록 크리스마스로 마음의 위안을 받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경기가 나쁘면 크리스마스 매출이 늘어난다는 속설이 있어 업체마다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기농 식품 전문점 초록마을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다음달 3일부터 21일까지 예약 판매한다. 초록마을 관계자는 "식품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식품안전사고에 대한 불감증을 덜어 주기 위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친환경·유기농 재료로 만든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특별히 제작한다"고 말했다.풀무원 계열사인 올가홀푸드 역시 유기농 식품을 파는 전문점이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케이크를 판매해왔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유기농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팔 계획이다.초록마을의 유기농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주재료인 밀가루, 계란, 우유, 설탕, 식용유 등 무농약 우리밀, 무항생제 계란, 제주청정우유 등을 사용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제작하는 케이크와는 원재료부터 다르다고 초록마을 측은 설명했다. 초록마을에서는 올해 전년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수량을 준비했다.초록마을 관계자는 "단기간에 제과업체에서 너무 많은 케이크를 만들다보니 간혹 위생처리 등 원재료 문제가 이슈화 됐던 적이 있어 오히려 차별화 전략으로 유기농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내놓은 것"이라며 "매년 해당 케이크를 찾고 있는 고객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 같은 판매는 '상도덕'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명목을 붙여 케이크 판매까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기농 재료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유기농 전문점에서 케이크까지 판매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크리스마스 등 시즌 특수를 이용해 조금이라도 매출을 더 올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같은 마케팅은 커피전문점에서도 이뤄진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한정 판매하는 다이어리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를 포함해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파스쿠치 등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까지도 가세해 2013 다이어리를 내놓으며 소비 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은 9000원대부터 2만원대까지다. 스타벅스 다이어리의 경우 지난해 1만7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올랐지만 벌써부터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다.유통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묶여서 나오는 상품들은 사실상 수요가 있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도 판매를 계속하는 것이지 않겠냐"며 "그렇다고 해도 시즌, 특수를 누리기 위해 지나치게 제품을 마케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이현주 기자 ecol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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