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광준 검사 구속영장 발부…'9억원대 금품수수 혐의'(종합)

현직 검사 구속, 2000년 이후 처음…검찰총장 사과문 발표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내사·수사 무마 대가로 9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알선수재)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서울고등검찰청 김광준(51)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19일 발부됐다. 19일 김 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이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와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김 검사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이 받은 금품은 고교동창과 사회 후배로부터 빌렸을 뿐 대가성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검사는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부장 재직 시절 유진그룹과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로부터 6억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다단계 사기범으로 알려진 조희팔 측근 강모씨로부터 2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옆 부서인 특수2부가 조사 중인 KTF 납품비리사건에 개입하는 대가로 해외여행 경비를 제공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또 김 검사는 2009년 대구지검 서부지청에서 차장검사로 재직하던 때 국정원 직원 안모씨 부부가 기업인을 협박한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5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 포항·양산·부산 등에 위치한 기업 3곳에서도 8000만~9000만원을 건네받은 의혹도 사고 있다.김 검사는 2000년 이후 현직 검사로는 처음 구속되는 불명예를 얻었다. 앞서 범죄 혐의로 구속된 검사들이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구속되기 직전 사표를 내고 '현직' 이름표를 뗐다.지난 2002년 수사 중인 피의자 구타 사망 사건으로 서울지검 강력부 홍모 검사가 구속됐고, 2003년에는 몰래 카메라로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촬영한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청주지검 김모 검사가 구속됐다. 또 2006년에는 법조브로커 김홍수 게이트 당시 금품수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김모 검사가 구속되고, 사법연수원 동기에게 청탁전화를 한 대가로 고급 외제차를 받은 '벤츠 여검사' 사건으로 이모 검사가 구속됐다.한상대 검찰총장은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오후 9시40분쯤 침통한 표정으로 검찰청사를 나섰다. 한 총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검찰은 김 검사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한 총장 명의로 대국민 사과말씀을 전했다. 한 총장은 "국민들게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를 드린다"며 "특임검사가 철저히 수사해 모든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또 "검찰 내부 감찰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전향적인 검찰 개혁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지선호 기자 likemo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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