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임상실험 대상이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다. 몇 년 동안 이사하는 문제에 몰두해 다른 행정 관련 기획업무는 엄두도 못 낼 판이다."한 달 뒤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서 사무실 이전 준비에 여념이 없는 국토부 해양부문 공무원들은 최근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표심 잡기성 발언에 심기가 상당히 불편하다.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언급하면서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청사를 부산광역시에 조성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발언, 세종시 이전을 목전에 둔 과천 국토부 공무원들의 공분을 샀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세종시 거주를 위해 서울에 있는 집을 정리하고 첫마을 아파트 분양을 받아놓은 상태"라며 "아이들의 전학 등 가족들의 생활패턴이 송두리째 바뀌어 혼란스러운데 부산 이전 가능성이 언급되니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지난 1월 세종시 첫마을 전용면적 59㎡ A아파트에 입주해 매일 과천까지 셔틀버스로 오가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 일상의 불편함을 견디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음달 세종시로 국토부가 옮겨지면 인근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하지만 세종시 정착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또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니 거의 멘탈 붕괴 상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올해 세종시로 전학을 간 아이들이나,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곳에서 이제 겨우 적응한 아내가 더 심란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도시에서의 안정적인 삶은 커녕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힘들게 생활하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토로했다.이런 상황에서 야당 대선 후보들도 '표심'을 의식한 듯 정부구조 개편을 거들고 나서 국토부 공무원들을 더 착잡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들이 서로 해양수산부 신청사 적격지라며 유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들을 자괴감에 빠뜨리고 있다.국토부 주택과 관계자는 "요즘에는 해양 부문 동료들 앞에서 청사 이전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있다"며 "부산, 인천, 여수 등이 해양수산부 신청사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세종시로 옮긴 이후 당분간 서울 현 거주지에서 출퇴근하는게 낫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조태진 기자 tjjo@ⓒ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