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수의 펀드브리핑]못난이 리츠펀드, 슬슬 예뻐 보이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부부장트라우마(Trauma)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뜻하는 의학용어다. 어떤 충격을 받으면 신체적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만 그 때 받은 정신적 충격이 심리적으로 깊숙하게 상처를 주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상품이 '리츠펀드'가 아닐까한다. 안정적인 배당수익과 가격상승에 따른 자본수익으로 한때 리츠펀드는 '가장 이상적인 투자대상'이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시중의 부동 자금들이 리츠펀드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과하면 넘친다고 했던가. 미국발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리츠펀드에 치명적인 충격을 줬고 많은 투자자들이 큰 폭의 손실을 경험했다. 이후 리츠펀드는 투자자의 관심을 떠난 지 오래고, 이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는 상황이다. 리츠펀드는 펀드 투자자에게 일종의 트라우마를 남긴 것이다.그러나 금융위기로 큰 폭 하락했던 리츠지수는 2009년 3월을 저점으로 손실을 만회하고 있으며 리츠회사의 배당률은 최근의 저금리 시대에는 매력적인 수준이 됐다. 또한 상장리츠에 대한 꾸준한 수요는 자본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여주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개선 기대감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그 주된 원인이다.향후에도 리츠펀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 감소와 임대율 상승이다. 금융위기 이후 신규 상업용 부동산의 공급 부족과 수요증가가 공실률 감소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리츠회사의 배당률이 금융위기 직전 3.4% 수준에서 최근에는 4.1%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다. 둘째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실시에 따른 리츠회사의 조달금리 하락이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직접 매입하는 QE3 시행으로 리츠회사는 저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됐으며, 이는 회사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 초반 수준의 조달금리는 역사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며, 이와 같은 상황은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재무상황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5% 정도였던 차입비율이 재정건전화를 위한 증자 등의 많은 노력으로 최근 이 비율이 30% 초반까지 하락했다.그렇다고 리츠 펀드 투자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 채무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미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돼 경제가 침체되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감소로 임대수익률 하락과 부동산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이는 리츠펀드의 손실로 직결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리츠자산이 가지고 있는 투자메리트는 저금리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투자자산으로 전망된다. 리츠펀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준비로 과거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김유리 기자 yr61@ⓒ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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