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룰 협상 스타일은?

문재인, 통크게..단순하게, 그러나 실익 확보안철수, 꼼꼼히..벼랑까지 밀어 한판 붙기[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오종탁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서로 상반된 정치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이른바 '통큰' 정치 스타일로 단일화 논의와 정책 행보를 펼치는 반면 안 후보는 꼼꼼하게 이해득실을 따지는 'CEO식 벼랑끝' 전략을 펼치고 있다.
◆큰형님 스타일 文=문 후보의 '통큰' 정치는 단순해 보이면서도 쏠쏠한 효과를 얻는 모양새다. 문 후보는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치밀한 전략 구상이나 정치 공학적 판단보다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면서 유권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문 후보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중진들과의 회동을 마치고 나오면서 단일화의 원칙을 묻는 질문에 "통크게 가고, 국민들 바라보고 가야한다"며 "뭐가 유리한지 계산해도, 그 계산이 맞지도 않다"며 큰형님 스타일의 통큰 정치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어 "그런 계산으로 협의에 입할 것은 아니고, 국민들을 보고 (진행하고) 시간도 많지 않기 때문에 뚜벅뚜벅 대범하게 해 나가는 것이 아주 아름다운 단일화의 길이기도 하고, 국민들이 바라는 길이기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에 앞서 12일 진행된 선대위 회의에서는 "음식을 많이 담을 수 있는 그릇은 큰 그릇 아니라 빈 그릇"이라며 "마음을 비우고 임하면 단일화도 순리대로 되고, 또 거기에서 우리도 더 좋은 성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일화 과정에서 '양보'를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이런 원칙은 지난 6일 단일화를 위한 안 후보와의 첫 회동에서도 확인된바 있다. 문 후보는 당시 결과 문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안 후보에게 불리한 단어는 다 빼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을 문구 작성을 통해 확인시킨 셈이다.또 문 후보는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문 후보와 안 후보 측에 정치쇄신실천협의기구 구성을 제안에 대해서도 "형식과 격식에 관계 없다"며 수용하는 입장을 보인데 이어 13일에도 "진정성이 있다면 그렇게 함께 쇄신을 함께 논의하는 특별한 기구를 마련하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앞서 새누리당 측이 이른바 '먹튀 방지법'을 주장했을 당시에도 하루만에 '수용' 방침을 내리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이 같은 문 후보의 과감한 정치 스타일은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평가다. 단순하고, 과감한 결단이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지지율 상승에도 기여를 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꼼꼼한 CEO 스타일 安=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측은 단일화 조건과 방식을 하나 하나 꼼꼼히 따지는 스타일이다. 든든한 정당 기반을 가진 문 후보 측에 밀리지 않기 위한, 이른바 'CEO식 벼랑 끝 전술'이다. 안 후보는 지난 12일 단일화 협상팀을 구성한 뒤 '이기는 단일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부산대 강연에서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 마디로 '이기는 단일화'"라며 3대 요건으로 ▲국민이 이기는 단일화 ▲상식이 이기는 단일화 ▲미래로 나아가는 단일화를 제시했다. 다만 안 후보는 "물론 '누가 본선에서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가'라는 관점이 전제가 돼야 한다"며 "단일화를 통해 여당 후보를 이기고, 국민이 이기고, 상식이 이기고, 미래로 나아가면 결과적으로 이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는 안 후보가 본인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상 박 후보와의 양자 구도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이 근거다. 안 후보 측 금태섭 상황실장은 "문ㆍ안 경쟁 구도보다 아주 단단한 40% 전후의 지지율을 가진 박 후보를 누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선에 접어들면 박 후보 지지층이 결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기는 단일화가 중요하고, 민주당도 이에 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 측은 단일화 협상팀도 전략적으로 꾸렸다. 조광희 비서실장(팀장), 금태섭 상황실장, 이태규 미래기획실장 등 비(非) 국회의원 출신을 내세운 것이다. 이는 정치 경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문 후보 팀에 단일화 방식 협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이윤재 기자 gal-run@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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