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찾아 재계에 일자리 창출·비정규직 문제 해결·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허창수 회장 등 전경련 임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그는 무표정으로 간담회장에 도착해 임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단체사진을 찍을 때도 평소처럼 웃거나 농담하지 않았다.인사말은 단호했다. 안 후보는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재계의 반대가 강하신 것 같다"며 "걱정은 이해하나 (경제민주화 정책의) 뜻은 경제를 살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는 "현재 정치권과 검찰에서도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스스로 개혁안을 내놓고 있다"며 "전경련도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안에 반대 의사만 표하기 보다 스스로 개혁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에 몇몇 임원들은 메모를 멈추고 안 후보를 잠시 쳐다보기도 했다. 이후 40여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안 후보는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경제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격차가 자꾸 벌어지고 있다"며 "격차가 임금, 고용, 계층 등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 '나라는 발전하는데 왜 나에게는 혜택이 없느냐'는 국민들의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특히 20대 대졸 청년들이 계약직을 전전하다 경쟁 대열에서 탈락해, 사회에 반감을 품어 일종의 사회 불안 요인으로까지 전락하는 것을 대기업들이 유의해 혁신적인 대안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대기업들은 또한 중소기업들이 일자리의 대부분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허창수 회장이 "혁신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대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제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화답하자 안 후보는 "그 개혁안에 꼭 포함되었으면 한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기 보다는 가급적 국내에 일자리를 만드는 것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사회와 함께 지혜를 모으는 것 ▲중소기업과 공정한 거래를 하도록 힘쓰고 장기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 등을 제안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허 회장은 "오늘 이야기한 것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며 "앞으로도 경제계와 정치권이 긴밀한 대화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전경련 회장단의 올해 마지막 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박철행 전경련 홍보실장은 "안 후보와 논의한 내용을 회의 안건에는 포함시키지 않겠지만, 아무래도 (회의에서) 말하지 않을 순 없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편 안 후보는 지난달 14일 재벌 개혁을 포함하는 경제민주화 7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전경련이 "대기업 때리기 위주의 경제 정책"이라고 비판하자 안 후보 측에서 "낡은 방식으로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없다"고 맞받아쳐 양 측 간에 긴장이 조성되기도 했다.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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