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생산효율성은 '표준'에서 나온다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생활을 영위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한 조건 중 하나가 다양한 사회적 약속이다. 사회적 약속은 '표준'으로 발전됐다. 여러 형태로 존재해 온 표준화는 대량생산 체계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산업육성 중심의 표준 정책으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소비자들은 수많은 표준 환경 속에서 생활하면서도 표준은 소비자와 멀게 느껴지는 분야였다. 최근 들어 표준화는 추진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다른 제품과의 상호호환성이나 제품의 품질 확보를 위한 표준에서 나아가 무역규범, 기술혁신의 도구, 경제사회의 통합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표준과 시장과의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국제적으로도 소비자의 표준화 참여 요구가 나타나고 있다. 어느덧 표준은 소비자의 안전, 복지 향상 등 소비자 지향적인 소비자정책 수단의 하나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고 표준 정책은 산업의 효율성 제고 차원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의 수단이 된 것이다. 국제표준화기구 소비자정책위원회(ISO COPOLCO)는 국제표준이 기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한 정책으로써 활용될 수 있도록 소비자관점에서 표준을 재조명한다. 건축물, 제품 및 식품 등으로부터 안전하고 쾌적한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한 표준, 고령자 및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표준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표준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뿐 아니라 제품의 안전에 대한 표준화 논의를 이끌고 있으며 금융, 위조상품 등 소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새로운 분야와 나노 등 핵심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술적 영역이 논의된다. 국제적으로 표준 정책이 변화하는 가운데 글로벌마켓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지구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제표준은 글로벌 시장에서 생산 과정의 낭비를 줄이고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만일 회사별로 달리하는 제조시스템으로 부속품이나 소모품이 호환되지 않는다면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경제적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불필요한 생산으로 인해 자원의 낭비가 유발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ISO가 세계표준의 날 주제로 '낭비는 적게, 성과는 크게 - 표준은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는 표준을 통해 전 지구적으로 환경과 자원을 보호해 미래후손의 꿈을 이루게 하자는 세계 환경 정상회의 주제와 일맥상통한다. 국제표준을 통해 측정ㆍ비교하는 작업은 국가와 조직, 규제기관, 연구자들이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줄이도록 도와준다. 또 인력과 자원을 최적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등 산업과 사업의 절차가 효과적으로 되도록 촉진한다. 생산활동이 최소자원과 최소비용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오늘날 국제표준은 글로벌마켓에서 상품의 호환성을 높여 비용을 감소시키고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최상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효율적인 생산을 하게 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최근 몇 년간 휴대폰 문자입력방식 표준화, 김치냉장고 보관용기 크기 표준화, 네트워크빌링 서비스 표준화, 이어폰 표준화 등과 같은 다양한 표준화 제안을 했고 이를 표준화 정책에 반영시켰다. 안전 및 환경과 같이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표준에 대한 소비자의 참여는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표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확산되고, 기업은 국민을 배려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모든 국민이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구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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