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재정건전성 확보, 국가 명운 달린 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김황식 국무총리가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총선에 이어 올해 말 대선까지 정치권의 가장 큰 화두인 복지와 그에 대한 재원마련을 둘러싼 논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김 총리는 27일 취임 2주년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국가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무상보육에 필요한 재원을 누가 마련할지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은 상황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재정을 투입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정부가 내년부터 전면 무상보육을 선별적 지원으로 전환하기로 한 데 대해 여야 정치권 모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 총리는 "복지예산, 국가예산이 균형을 맞춰 나가야하는데 한꺼번에 대폭 늘리면 감당이 안 된다"며 "정치권에선 표도 많이 노려야 되고 하니까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정부는 휘둘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고 나가는 게 다음 정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김 총리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국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어려워하는 게 국가부채 때문"이라며 "독일 등 일부 국가가 세입과 세출 범위를 일정한 틀 안에서만 할 수 있도록 재정적 원칙을 헌법에 규정해 놓는 노력은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조세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헌법에 '전체 세입 중에서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0.3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재정수지 규모를 제한하는 조항이 있다. 프랑스나 폴란드 역시 헌법에 재정수지와 관련한 조항을 두고 균형재정을 강조하고 있다.정부가 이처럼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건 최근 정치권에서 복지가 중요 이슈로 부각하면서 여야 모두 경쟁적으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전·현직 경제관료가 모여 '건전재정포럼'을 발족한 일 역시 같은 맥락이다.김 총리는 "현재 국가부채(34%)에서 2~3% 늘린다고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지만 고삐가 한번 풀리면 어느 순간 썰물 오듯 온다"며 "원칙을 지키는 방향으로 국가를 운영해야지 지금 당장 빚을 늘려서 박수를 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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