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혼다 CR-Z.. 디자인·코너링 '발군'

주행성능은 기대에 못미쳐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혼다가 만든 하이브리드 스포츠 쿠페 CR-Z는 눈에 띄는 디자인과 발군의 코너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출시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많이 팔리는 볼륨모델이 아닌 탓에 지나가는 행인들의 관심이 높았다. 어둑어둑해진 도로에서 상향등을 켜고 차종을 확인하는 운전자도 적지 않았다. 전방 디자인은 낮은 차체와 날렵한 헤드램프가 조화를 이뤄 고성능 스포츠카의 느낌이었다. 루프라인은 완만한 경사를 보이면서 낮아지다가 후면에서 직각으로 꺾이며 마무리된다. 전체적으로 짧은 느낌이지만 전장은 4m를 훌쩍 뛰어넘는다. 2인승 차량임을 감안하면 내부의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였다.루프의 후면을 글라스로 설계한 점도 특이하다. 운전자의 후방 시야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그 덕분에 후방 와이퍼가 차체 천장에 위치하는 파격적인 설계가 가능했다. 선루프가 없어 자칫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후면 글라스로 어느 정도 해소했다.외관의 특이함만큼 내부 디자인도 새로웠다. 계기판의 정보는 대부분 디지털화했고 특히 디지털 속도계와 계기판 조명은 미래지향적인 하이브리드 차와 스포츠 쿠페의 정체성을 담아냈다. 센터페시아와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돼 조작에 불편함이 없었다. 시승은 도심에서 주로 이뤄졌다. 꽉 막힌 길에서 연비효율성은 물론 통행차량이 거의 없는 시간 주행성능도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었다. 도심주행 연비는 노멀 주행모드에서 ℓ당 15~16km를 정도였다. 공인연비 20.6㎞/ℓ인 점을 감안하면 준수했다. 도심주행의 연비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토스타트스톱 기능까지 적용한 덕분이다.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전용도로에서는 ℓ당 22~23km 수준이었다.다만 주행성능은 스포츠 쿠페라는 수식어에 미치지 못했다. 4기통 1500cc의 작은 엔진 탓이 크지만 다른 브랜드의 모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엔진사양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연비효율도 중요하지만 가속성이 떨어지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단점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노멀, 이콘(ECON) 등 3가지 주행모드를 갖췄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도 좀처럼 스포츠 쿠페의 성능을 느끼기 어려웠다. 스포츠 쿠페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배기음 소리와 날카로운 핸들감이 되려 이질감을 줄 정도였다.계기판,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등이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돼 시인성이 높았지만 세부 기능은 대부분 자동 보다는 수동에 가까워 불편했다. 헤드라이트의 온오프 기능도 자동화돼있지 않아 야간 주행시, 주차시 일일이 조작해야했다. 혼다 CR-Z의 가격은 3350만원~3450만원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감안하면 최대 60만원에서 3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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