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안 부결한 곳은 단 두곳...인센티브 합치면 12%↑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최고경영자(CEO) 연봉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로 올해 영국 FTSE 100 기업중 46%가 CEO 기본 연봉을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FTSE 100기업중 CEO 보수안을 부결시킨 기업은 단 두 곳에 불과했고 업계 전체로는 7곳에 그치는 등 주주반란이 CEO 연봉 동결이나 삭감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딜로이트 컨설팅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봉 동결 확산은 주주들과 정치권의 지속적인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가디언은 풀이했다.지난해의 경우 FTSE 상장 100대 회사 CEO중 21%가 연봉인상을 얻어내지 못했다.그렇지만 일부 업계 거물들의 연봉은 계속 올라 FTSE100 CEO 연봉 중간값이 2.4% 오른 85만6000파운드를 기록했다. 보너스와 다른 인센티브를 합치면 CEO 들의 실수령 액수는 이보다 몇 배는 더 된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 기업인 매니페스트와 연봉 컨설팅회사 MM&K가 최근 벌인 연봉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FTSE 100 기업 CEO 평균연봉은 다른 인센티브를 포함할 경우 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바클레이스 은행의 전 CEO 밥 다이아몬드는 지난해 2090만 파운드의 ‘현금화 가능 보수’를 받아 최고액을 받은 CEO로 기록됐다. 이는 기업에 CEO 연봉 액수를 한가지로만 발표할 것을 요구하는 영국 정부가 도입한 규정들과 비슷한 방법을 적요해 산정된 것이다.주요 기업 주주들은 CEO의 과도한 보수에 대해 공공연히 반대해왔지만 FTSE 100 기업중 단 두 곳만 보수안을 부결시켰고 전체로는 7개 회사가 거부해 역사상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딜로이트는 ‘주주의 봄’은 주로 소수 대기업에만 집중한 탓에 산업 전반에 걸친 주주들의 반발은 없었다고 꼬집었다.광고회사 WPP의 CEO 마틴 소렐 경은 주주반대의 희생자였다. 투자자들의 60%는 그의 연봉을 130만 파운드로 30% 올리고 총보수를 1300만 파운드로 하는 보수안에 반대했다. 보험회사 아비바의 앤드류 모스도 지난 5월 투자자의 54%가 그의 연봉안을 거부하자 CEO직에서 물러났다.모스는 기본급을 100만 파운드로 올리는 4.8% 연봉 인상을 포기했다.한 주주는 500만 파운드에 가까운 총보수에 비한다면 4만6000파운드 포기는 ‘장난’과 같다고 비아냥했다.10년 전 CEO 연봉이 주주표결을 받도록 한 이후 FTSE 100 기업 가운데 아비바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로열 더치 쉘,글락스스미스클라인 등 단 5개 기업만 보수안을 부결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딜로이트 보고서 작성자인 스티븐 카힐은 보수위원회의 제한은 주주의 봄과 어려운 경제여건의 결과라고 평하고 “낮은 연봉 인상과 보너스 지급은 보수위원회가 경영진에게 주는 보상이 회사의 장기전략과 성공과 연계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기업들은 현금보다는 주식으로 지급하는 보너스 비율을 높이거나 몇 년째 지급하지 않았으며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실적이 기대를 충족할 경우에만 지급했다고 설명했다.경영진 연봉를 추적하는 하이 페이 센터(High Pay Centre)의 데보라 하그리브스는 “기본급은 많이 오르지 않아도 경영진들은 계속 수백만 파운드를 보너스로 받는다”면서 “많이 인상된 것은 장기 인센티브와 보너스였다”고 꼬집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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