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도 움찔한 루시 고의 '말 말 말'

'법원에서 쇼하지 말라' '변호사 말 못믿겠다' '마약했냐' 등 독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세기의 소송으로 일컬어지는 삼성-애플 소송을 담당한 루시 고 판사의 '말'이 화제다. '독설' 때로는 '촌철살인' 같은 말로 재판의 흥미를 더한다는 반응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 양측이 21일(현지시간) 최후 변론을 마친 가운데 루시 고 판사가 한 달여간 법정에서 한 발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법원에서 쇼하지 말아라"=재판 초반 삼성전자가 'F700' 사진 등 법원에서 채택되지 않은 증거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루시 고 판사의 독설이 시작됐다. 루시 고 판사는 "법원에서 연극이나 쇼를 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이 사진, 내용을 삼성전자의 누가 작성했는지, 삼성전자 법무팀에서는 누가 승인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제발 당신을 제재하지 않게 해달라"=루시 고 판사가 F700 사진의 언론 공개를 질책하자 삼성전자측 대리인인 존 퀸 변호사는 "이번 재판의 쟁점이 뭐냐"고 항의했다. 루시 고 판사는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을 제재하지 않게 해달라. 제발 부탁이다"◆"변호사들이 하는 말을 믿으라구?"=삼성전자가 법원에서 증거로 활용될 인텔 소스코드를 공개하려고 하자 인텔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인텔측 대리인이 삼성전자 증인의 증언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자 루시 고 판사는 "이 법정에서 변호사들이 하는 말은 통 믿을 수가 없다"며 "실제 서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특허 자랑이 목적이면 임무 완료했다"=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와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전화 통화를 통해 마지막 협상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스마트폰, 태블릿과 관련해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양측의 목적이었다면 메시지는 전달됐다"며 "여러 측면에서 임무를 완수했다(misson accomplished)"고 말했다. ◆"마약하지 않고서야 어떻게..."=독설 중의 독설은 '마약' 발언이었다. 애플이 최종 심리를 남겨두고 22명의 증인 리스트를 제출하자 루시 고 판사는 마침내 폭발했다. 그는 급기야 "내게 오늘밤 75페이지나 되는 문서를 검토하라는 것이냐"며 "마약을 하지 않고서야 이 증인들을 모두 소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고 말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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