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금호석화, '한화와 선긋기'

총수 재판 앞두고 부정적 영향 우려 '사안 다르다'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횡령없는 횡령 사건이다. 피해자도 없다." <SK>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질적으로 그 성격이 다르다." <금호석유화학>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속 이후 SK와 금호석유화학이 일제히 '한화와 선긋기'에 나섰다. 진위여부를 떠나 김 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자칫 '연상효과'를 불러일으켜 향후 전개될 각각의 그룹 총수 재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제 2, 제 3의 경제민주화 희생양이 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최태원 회장·최재원 부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공판을 벌이고 있는 SK는 '피해자의 존재 여부'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SK 관계자는 "검찰이 2000억원대 횡령·배임에 대한 사건이라고 발표했지만, 사건의 핵심은 지난 2008년 11월 계열사 펀드 자금 450억원을 한 달 가량 사용한 뒤 9%의 이자를 쳐서 되갚은 것"이라며 "결국 이번 사건은 검찰 수사 전에 이미 9%의 이자를 쳐서 되갚은 횡령 없는 횡령이며 동시에 피해자도 없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부실한 협력회사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었던 불가피한 경영상의 판단"이라고 호소한 한화와 다른 행보다. 실제 한화는 지난 20일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IMF 당시 부실한 협력회사들에 대한 채무보증이 계열회사들에 피해를 끼쳤다고 하지만 이는 큰 손실을 막기 위한 경영 판단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 SK는 횡령·배임에 활용된 것으로 지목된 SK계열사 펀드가 현재 아무 이상없이 운용되고 있다는 점, 검찰이 부외자금으로 문제 삼는 임원성과급은 정상적으로 회계처리된 현금성 경비라는 점을 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이 횡령·배임·내부정보이용 혐의로 재판중인 금호석유화학은 김 회장과의 차별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한화와 달리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진실공방이라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횡령, 배임, 내부정보이용에 대한 혐의는 모두 사실과 다르며, 특히 공판 과정 중 제시된 혐의 내용도 대부분 금호아시아나가 주도한 진술과 증언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또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피해자'에 대한 언급에 대해서도 거리감을 두고 있다. 관련 사건은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재판으로 사회일각에서 말하고 있는 경제정의에 반하는 사안으로 폄하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는게 핵심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허위진술과 증언에 기반한 수사에 대해 증거를 통해 당당하게 무죄를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SK의 결심공판은 이르면 10월말께로 예상된다. 향후 증인 심문 과정 등을 남겨둔 상황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증인 심문에서만 8~10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2차 공판을 앞둔 금호석유화학은 아직 결심공판 및 선고 일정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채택된 증인만 40여명으로 증인 심문 과정에서만 최소 수십주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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