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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드러냈다. 박태환의 자유형 1500m다. 컨디션은 좋았지만, 레이스 운영에서 미흡함을 노출했다. 주 종목이 아니었던 까닭이다.박태환은 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 3조 경기에서 14분56초89만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조 2위를 기록했다. 예선 마감 뒤 드러난 순위는 전체 6위. 8명이 오르는 결선은 무사히 안착했다.예선인 점을 고려하면 레이스는 대체로 무난했다. 더구나 1500m는 주 종목이 아니다. 박태환은 500m 지점을 4분54초65만에 통과한 이후 줄곧 2위를 유지했다. 1000m 지점까지 순위에 변동은 없었다. 9분54초82를 기록해 무난하게 결선 티켓을 거머쥐는 듯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경기 후반 구간 기록이 30초대로 떨어지며 3위 코너 재거(미국)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1450m 지점까지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박태환은 막판 스퍼트를 대폭 끌어올렸다. 그리고 구간 기록 가운데 가장 빠른 26초10을 남기며 가까스로 재거를 추월했다. 조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조 1위는 14분49초31의 기록을 남긴 라이언 코크레인(캐나다)에게 돌아갔다. 경기 운영을 놓고 보면 결선에서 메달 전망은 다소 어두워 보인다. 레이스에서 내내 불안함을 노출했다. 박태환은 50m 구간 기록에서 30초대를 14차례나 찍었다. 예선을 전체 1위로 통과한 쑨양(중국, 14분43초25)은 한 차례도 30초대를 남기지 않았다. 2위를 차지한 우사마 멜룰리(튀니지, 14분46초23)는 250m-300m 구간(30초01), 단 한 차례였다. 더 큰 문제는 30초50 이상을 넘긴 구간이 여덟 차례나 됐다는 점이다. 1050m부터 1400m까지가 그랬다. 익명을 요구한 수영 관계자는 “숨을 고른다고 해도 각 구간기록에서 최소 30초대 초반을 유지해야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며 “(박태환이) 1500m 레이스에 적응을 하지 못한 듯 보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결선에서 보다 효과적인 레이스를 펼쳐야만 뜻밖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능성은 이날 마지막 스퍼트에서 발견된다. 박태환은 50m 지점을 남겨두고 역영을 펼쳤다. 구간기록은 무려 26초10. 결선에 오른 8명 중 26초대 구간기록을 남긴 선수는 전무하다. 박태환은 앞서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은메달을 따냈다. 두 종목 결승에서 26초대 구간기록을 남긴 건 초반 50m를 제외하면 한 차례(자유형 200m 50-100m, 26초07)뿐이었다. 레이스 운영에 실패했지만, 보다 효과적인 조절이 더 해질 경우 기록을 크게 앞당길 수 있는 셈이다. 수영 관계자는 “주 종목이 아닌 이상 29초대의 구간기록을 꾸준히 유지하는 건 무리”라면서도 “부진했던 1250m-1400m 구간에 신경을 더 기울이고 스퍼트 시점을 앞당긴다면 충분히 메달을 거머쥘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예선에서 드러난 쑨양의 컨디션이 세계기록을 다시 작성할 만큼 좋아 보인다. 페이스에 휘말리면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박태환이 나서는 자유형 1500m 결선은 5일 오전 3시36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박태환은 그레고리오 파트리니어리(이탈리아, 6번 레인)와 마테우스 사브리모비츠(폴란드, 8번 레인) 사이인 7번 레인에서 역영을 펼친다. 개인 최고 성적은 지난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오픈에서 작성한 14분47초38로 현재 한국기록이다. 한편 라이언 코크레인(캐나다)과 멜룰리는 각각 3번과 5번 레인에서 경쟁을 벌인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쑨양은 4번 레인에서 세계기록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해 7월 31일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 종목 세계기록(14분34초14)을 작성한 바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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