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소프트]'더위야 가라!'…건설사들의 다양한 삼복나기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진희정 기자, 이민찬 기자]#지난 1일 서울 구의동 대우건설 정수시설 건설현장에선 점심식사를 마치자마자 현장 근로자들을 전원 퇴근시켰다. 낮기온이 이틀 연속 35도를 웃돌아 더 이상 공사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지난달 27일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은 본사와 현장 임직원들에게 수박을 돌렸다.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삼복더위를 달래는 이른바 '복달임' 행사였다. 7~8월 삼복더위는 건설업계에는 유독 힘든 기간이다. 촉박한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서는 무더위를 견뎌내며 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사 현장의 경우 폭염 속에서 공사를 강행할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작업 강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대부분 혹서기 근무 지침을 마련해 놓고 있다. 대우건설의 '히트 브레이크(Heat Break)‘ 제도가 대표적이다. 폭염 때 휴식 시간을 조절하는 제도다. 33도 이상 기온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경우(폭염주의보)엔 오후 2~5시 사이에 근무를 중단하고, 폭염경보 때는 오전 11시반까지만 근무하고 오후엔 현장 근로자를 모두 귀가시키도록 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현장에 마련된 그늘막에서 수박화채를 나누어 먹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구의동 정수시설 건설현장 관리 담당자는 “기온이 35도를 넘어가면 손으로 철근을 만지는 것도 힘들 정도”라며 “폭염경보시엔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오전 근무만 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어 “수시로 대화를 통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근로자들을 체크하고, 더 이상 작업이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 귀가 조치한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의 경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 점심 휴식 시간을 15분 늘려 낮잠을 자도록 권유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특히 요즘과 같은 올림픽 기간엔 새벽시간 TV시청 등으로 근로자들의 수면부족이 우려된다”며 “가뜩이나 폭염도 심각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또 폭염주의보나 경보 등 특보 발령시엔 현장 관리자의 판단 아래 오후 작업을 중단토록 하고 있다. 건설현장엔 다양한 여름나기 대책들도 마련돼 있다. 대부분 건설현장엔 함바집 등 현장 곳곳에 얼음을 공급할 수 있는 제빙기가 기본적으로 설치된다. 또 간이 휴게실과 그늘막을 늘려 근로자들이 수시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탈진을 방지하기 위해 식염수와 소금 등도 현장에서 제공한다. 대림산업 순화동 오피스 빌딩 건설현장에선 탈진 방지와 집중력 향상을 위한 전해질 알약을 근로자들에게 나눠준다. 대림산업은 또 일사병 발생시 행동요령 등 세부지침을 요약한 매뉴얼을 현장에 배포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에어컨이 없는 현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냉방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아직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곳에는 에어컨을 주문하고 쉼터에 제빙기와 음용수대를 설치했다. 일부 현장에는 냉장고에 넣어 온도를 낮춘 상태로 입을 수 있어 체온을 낮출 수 있는 ‘얼음 조끼’를 지급했다. 여름철 위생관리도 건설현장 안전관리에 큰 비중을 차진한다. SK건설은 취사장과 식당 청결 관리, 음식재료 신선도 관리, 요리사 청결 관리를 위해 청결 점검에 나섰다. 작업장은 물론 근로자 숙소 등에 대해서 방역을 했다.

한화건설은 매년 수박 먹기 복달임 이벤트를 통해 삼복더위를 직원들과 소통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현장 직원들이 수박을 먹으며 잠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복달임 행사 등 이벤트를 통해 삼복더위를 오히려 직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수박을 함께 쪼개며 임직원들이 짧은 시간이지만 더위를 잊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며 “작은 행사지만 회사가 나를 배려한다는 생각을 임직원들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은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초복을 하루 앞둔 지난달 17일 부산 해운대종합사회복지관에서 포스코건설 부산사무소 직원들이 홀몸노인과 영세민 500명을 초청해 삼계탕을 대접하는 행사를 가졌다. 포스코건설 부산사무소의 삼계탕 행사는 올해로 6년째를 맞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초복날엔 인천에서도 ‘사랑의 삼계탕 봉사’행사가 마련됐다”며 “지역 사무소별로 자체적으로 삼계탕 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자체도 폭염으로 인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교육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6월 말부터 7월까지 서울시내 160여개 사업소 총 3800명의 건설현장 근무자들에 대해 폭염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사전점검 및 ‘무더위 안전지침’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김창익 기자 window@진희정 기자 hj_jin@이민찬 기자 leem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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