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까지 청계천 변에 나와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불볕더위로 시민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현장에 위기가 찾아왔다. 시민들은 불면 등 열대야 증후군에 건강을 걱정할 지경이다. 기업들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다음 달 초 블랙아웃(정전사태) 가능성이 예고돼 공장 가동 중단 및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단지 내 공장들은 자기발전기 설치, 변압기 용량 증설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앞으로 더위로 인한 시나리오는 더욱 비관적인 상태다. 이에 따른 대책이 절실하다. 24일 밤 열대야의 습격으로 도심 곳곳이 피서지로 변했다. 잔혹한 불면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찜질방, 영화관, 한강변, 난지도 캠핑장, 서울 광장, 청계천변 등에서 더위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벌써부터 두통과 소화불량, 만성 피로 등 열대야 증후군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부쩍 늘었다. 서울에선 불쾌지수마저 최고 81.5도까지 올라 무더위로 인한 일상생활은 물론 건강마저 위협받을 지경이다.
난지캠핑장
이날 저녁 서울광장은 가족과 연인들, 퇴근길에 들른 직장인들로 가득 찼다. 잔디밭 위에 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거나 얘기꽃을 피우는 사람들로 소란스러웠다. 난지도 캠핑장에서는 텐트를 치고 아예 밤을 새는 사람도 눈에 띠었다. 일부는 벤치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캠핑장에 가족들을 이끌고 나온 정인성씨(45)는 "강바람을 쏘여서 좋기는 하지만 내일 일이 걱정"이라며 "벌써 며칠째 밤마다 잠을 못 잘 지경"이라고 호소했다.극장이나 마트도 붐볐다. 카페 등 냉방이 잘 된 곳도 사람들로 가득 찼다. 찜질방에도 만원을 이뤄 밤새 피서를 하는 시민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영화 관람을 하는 젊은이들로 극장은 평소보다 더 몰렸다. 강변역 CGV 등 심야극장에선 영화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한강변에는 자전거의 행렬이 이어졌다. 조깅 등 운동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잠실 석촌 호숫가에는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반바지 차림의 시민들이 운동하느라 땀을 흘렸다. 한편 25일 최고기온 36도까지 오르는 등 열대야현상은 다음 달 초순까지 이어져 당분간 불면의 밤이 지속된다. 열대야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일상적인 리듬이 깨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등은 수면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카페인과 술, 과식 등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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