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경제민주화' 票퓰리즘의 모험
보수 박근혜까지 '기업 옥죄기'..이 불황에 경쟁력은 어쩌라고[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경호 기자] '경제민주화'의 칼 끝이 재계 총수들로 향하고 있다. 지난 총선때 부터 예견됐던 일이지만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재계 총수들에 대한 압박 강도가 어느때보다도 거세다. 경제민주화의 논쟁이 재벌ㆍ대기업 개혁으로 확산되지 않길 바랬던 재계로서는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재계는 정치권의 재벌죽이기가 가속화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반기업 정서가 심화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정치권의 좌클릭은 대선 경선을 앞두고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지지율 1위에 사실상의 당대선후보인 박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대선출마를 하면서 그간 강조해온 일자리,복지의 앞에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다. 박 전 위원장은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사회적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자기가 투자한 것 이상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이 신규 순환출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가 진정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더 왼쪽으로 이동했다.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미 재벌과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고 새누리당에 재벌개혁특위 설치를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손학규-김두관 등 대선주자 빅 3를 포함해 7명의 주자들 모두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재계는 경제민주화라는 큰 흐름 자체를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 원론은 수용하되 경제민주화 논란이 재벌ㆍ대기업 개혁으로 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대응논리 개발과 확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재계는 특히 순환출자금지, 출자총액제한제도, 금산분리법 등의 규제 시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들 규제가 시행될 경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은 물론 투자위축, 일자리 위축 등의 부작용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순환출자금지다. 재계는 15개사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려면 최소 30조원이 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비상장사의 액면가를 기준으로 추산한 비용이다. 막대한 비용을 일시적으로 투입하다 보면 기업의 정상적인 투자비용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전경련 관계자는 "양극화 해소 등의 경제민주화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대기업ㆍ재벌개혁으로 확산되서는 안된다"며 "지속가능하고 실현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방법을 차분히,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정 기자 mybang21@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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