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현대오트론이 현대차그룹의 지원 아래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오트론은 계열사로부터 프로젝트, 소프트웨어 등을 꾸준히 취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들어서만 케피코 등로부터 두 차례 자동차 전장관련 프로젝트 취득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사업화에 앞서 관련 프로젝트를 계열사 등으로 부터 이관시키는 등 현대오트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11일 자동차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오트론이 지난 4월 출범 이후 8차례에 걸쳐 계열사, 자동차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으로부터 비유동자산을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3개월 동안 매달 두 차례 이상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현대오트론이 그동안 계열사로부터 취득한 비유동자산은 회사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것과 전장부문 관련 프로젝트 이관에 집중됐다. 현대오트론은 지난 4월 5일 현대오토에버와 IT인프라 유형자산 및 소프트웨어 등을 12억7543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한 이후 5월 11일 케피코와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기계장치 등을 10억1149만원에 들여왔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중소 IT기업으로부터 비유동자산을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 5월 11일 코스닥 상장사 MDS테크놀로지로부터 파워 디버그 모듈 등을 1억7457만원에 취득한데 이어 테크니컬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매스웍스와 4억358만원 규모의 연구장비, 소프트웨어 장비를 구매했다. MDS테크놀로지는 올해 자동차 소프트웨어 분야를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바 있다. 전장관련 프로젝트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오트론은 지난 5월30일 케피코와 BMS프로젝트, THDA프로젝트, AGCS프로젝트 등 3개의 프로젝트를 7억9303만원에 취득했다. BMS는 배터리관리시스템, AGCS는 능동형 선회제어 서스펜션을 의미한다. 회사 측은 주요계약조건을 "기술개발전략기획단 및 한국기술평가관리원에 신청서 접수 당일 프로젝트를 양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7월 들어서는 케피코 등 계열사 2곳에서 전장관련 프로젝트를 추가로 들여왔다. 현대오트론이 지난 4월 이후 3달에 걸쳐 투자한 대금은 40억원에 육박한다. 자산총액이 15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단시간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다 보니 크고 작은 진통도 적지 않았다.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ㆍLG전자와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현대오트론은 중단기적으로 연구인력을 1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회사 측이 밝힌 연구인력이 현재 약 200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4배나 많은 인원을 추가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관계자는 "인프라 구축에 이어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기 위해 정부 프로젝트를 계열사로부터 이관하는 과정"이라며 "현대차가 신사업을 벌이는 일반적인 수순이지만 이번 경우는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대오트론은 자동차 전기전자 구조설계,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전자제어 등을 주요 주요 사업분야로 삼았다. 현대차 한 고위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현대오트론과 계열사의 관계에 대한 루머가 많이 양산되고 있다"며 "큰 틀에서 사업이 겹치는 계열사가 존재하는 만큼 그룹 내에서 명확한 선긋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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