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라디오] 앳 더 스카이라인즈, 용감한 녀석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지난해 고교 졸업 신인이던 스무 살 임찬규가 한국 최고의 타자 이대호에게 직구 5개로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그런 겁 없는 태도. 어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완성도를 보일 때 천재라는 표현을 쓰지만, 때로는 어리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천재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흔히 앙팡테리블이라고 부르지요. 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를 근거지로 인기를 끌던 로컬 밴드에서 하드록과 메탈의 명가 로드러너레이블과 계약을 맺은 젊은 밴드 앳 더 스카이라인즈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겁 없는 악동의 기운입니다. 에 등장하는 그들은 십대 후반부터 이십대 중반까지, 비교적 어린 나이답게 어딘가 헐렁한 느낌입니다. 특히 딱 춤추기 좋은 펑키한 멜로디와 함께 방방 뜨는 두 명의 보컬 크리스 셸리와 마크 바렐라는 귀여운 영국 소년 같지요. 노련한 무대 매너와는 거리가 먼, 흥을 이기지 못하는 그 춤사위에 익숙해질 무렵 터지는 보컬의 그로울링과 코어한 사운드는 그래서 듣는 이의 뒤통수를 때립니다. 린킨파크처럼 댄서블한 멜로디와 코어 사운드의 절묘한 교집합이라기보다는 마치 전혀 다른 두 곡을 오가는 듯한 느낌이지요. 사실 그래서 전자에 비해 ‘143 Princess’는 어딘가 그 이음매가 헐겁습니다. 흥미롭지만 탁월하진 않지요. 그런데도 흠보다는 매력이 지배하는 건,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들의 방법론을 밀어붙이는 앳 더 스카이라인즈의 태도 때문입니다. 평가? 해볼 테면 해보라지, 라며 쾅쾅 꽂히는 직구의 시원함. 물론 그들도 처럼 성장통을 겪을 것이고, 좀 더 노련한 어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덜 여물었기에 더 빛나는 어떤 시기를 우리는 지금 보고 있습니다.<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위당숙 기자 eight@<ⓒ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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