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위쪽)과 남태희 [사진=정재훈 기자]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결국은 실전감각의 차이였다. 소속팀에서 엇갈린 입지는 축구대표팀 주전 경쟁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강희 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지동원(선덜랜드)과 남태희(레퀴야)의 행보다. 동갑내기 ‘절친’인 두 선수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최강희호에 처음 승선했다. 지난달 31일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나란히 선발출전 기회를 잡았다.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지동원은 상대 수비에 철저히 봉쇄당하며 한 차례의 슈팅도 날리지 못하고 후반 12분 이동국(전북)과 교체됐다. 반면 오른쪽 측면공격을 책임진 남태희는 과감한 드리블 돌파와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선보이는 등 비교적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최강희 감독은 9일 열린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3-1로 앞선 후반 중반 지동원과 남태희를 나란히 교체 투입시켰다. 오는 12일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2차전을 대비한 포석이었다. 결전을 이틀 앞두고 파주NFC(국가대표 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 훈련을 시작한 두 선수는 예정된 프로그램을 마친 뒤 별도로 슈팅과 볼 컨트롤을 연습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훈련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지동원은 경기력 저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소속팀에서 운동을 계속했지만 경기에 못 나가면서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출전에 대한 욕심보다는 몸 상태를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동원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경기에 출전했다. 이 가운데 17번은 교체출전이었다. 불규칙한 일정 속에 팀 내 입지마저 불안해졌다. 그는 “대표팀 동료들도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고 위로와 격려를 많이 해준다”며 “생각한 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편하게 운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 남태희의 표정에는 한결 자신감이 넘쳤다. 대표팀 동료 김영권(오미야 아르디자)과 트래핑 묘기를 겨루는 등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 속에 훈련을 소화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선발로 뛰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감한 드리블과 효과적인 움직임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1월 발랑시엔(프랑스)에서 카타르 리그로 이적한 남태희는 꾸준한 출전기회 속에 14경기에서 6골을 터뜨렸다. 탄탄해진 팀 내 입지를 바탕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레퀴야를 2년 연속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는 “체력적인 면에서 꾸준한 출전기회가 도움이 많이 됐다”며 “프랑스에서 게임에 못 나갈 때는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카타르로 옮긴 이후 경기를 많이 치르면서 대표팀에서도 크게 힘든 점을 느끼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동료이자 라이벌로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는 지동원과 남태희. 조금은 상반된 두 사람의 각오가 향후 대표팀 주전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대중문화부 김흥순 기자 sport@ⓒ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