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 한대 팔면 퀄컴에 1만7400원이 '뚝'

올해 1분기 퀄컴에 로열티로 약 500억원 지급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팬택이 휴대폰을 1대 팔 때마다 퀄컴에 1만7416원의 로열티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1분기 영업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급감한 데 이어 로열티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7일 팬택의 제22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퀄컴에 로열티로 501억5700만원, 원재료 매입으로 1088억6800만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팬택이 총 288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한 것을 감안하면 퀄컴에 지급한 로열티는 휴대폰 1대당 1만7416원이다. 팬택의 휴대폰에는 대부분 퀄컴 칩이 사용된다. 로열티 산정 기준을 칩셋 구입과 휴대폰 판매 시기 중 어떤 것으로 할 지는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1분기 휴대폰 1대당 이 같은 금액을 퀄컴에 로열티로 지급했다고 추산할 수 있다. 팬택이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11년 기준으로는 휴대폰 1대당 평균 1만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다. 그러나 롱텀에볼루션(LTE) 원칩 스마트폰 생산 등의 이유로 올해 1분기에는 각각 1만7416원, 6.6%로 늘어났다. 특히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2011년 평균치에서 50% 이상 증가했다. 퀄컴을 대주주로 두고 있어 이해 관계자와 거래 현황을 밝혀야 하는 팬택과는 달리 삼성전자, LG전자는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 금액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칩셋 구매력이 떨어지는 팬택이 가장 높은 금액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LG전자는 올해 1분기 팬택의 32배, 5배에 이르는 휴대폰을 판매했다"며 "팬택은 구매력이 떨어지는 만큼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 금액도 삼성, LG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LG전자와는 달리 팬택의 경우 '탈(脫) 퀄컴'도 쉽지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자체 통신칩을 만드는 등 칩셋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팬택은 오히려 그 반대다. LTE 원칩을 생산하는 칩셋 업체가 현재 퀄컴 밖에 없다는 것도 퀄컴 의존도가 높은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가 점점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높은 로열티를 주고 퀄컴 칩을 구입하면서 갤럭시와 아이폰의 공세에 시달리는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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