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영업정지 저축銀수사, 일단 미래부터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최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연일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 수사는 미래저축은행에 우선적으로 맞춰지고 있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최운식 부장검사)은 9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구속)이 영업정지 직전 빼돌린 200억원 가운데 수십억원을 회수해 우리은행에 재예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회장이 지난 3일 우리은행에서 미래저축은행 명의 예금 203억원을 인출해 유상증자 참여자들에게 나눠 준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의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피해 보전에 사용되어야 할 금액이므로 회수하는 대로 모두 재예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이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밀항을 시도한 만큼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며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김 회장의 횡령·배임을 도운 혐의로 문모 미래저축은행 경영기획본부장을 구속한 데 이어 전날 제주에 위치한 미래저축은행 본점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검찰은 압수물 분석 및 금융위원회 고발내역을 검토해 김 회장을 비롯 여신담당 임직원 및 전 행장 등 미래저축은행 주요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미래저축은행이 증권사에 예치한 270억원 상당 대기업 주식 20만주를 빼돌리고 1500억원대 차명대출을 주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차명대출로 조성된 불법자금이 김 회장이 차명보유한 충남 아산 골프장에 흘러든 것으로 보고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유상증자 자금 마련 명목으로 본인과 동생 명의 부동산 및 미술품 등을 담보로 수백억원대의 대출을 일으켜 솔로몬저축은행과 상호저축은행법이 금지한 교차대출에 나선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이 필리핀 카지노 건설자금 명목으로 200억원을 빼돌린 의혹을 포함해 김 회장이 주장한 회사자금 56억원 도난 의혹 등 관련 의혹을 모두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지난해 유상증자 과정에서 직원들 퇴직금까지 끌어들여 미래저축은행 내부에서 김 회장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며 각종 의혹이 잇따르는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들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 회장이 횡령·배임 등으로 빼돌린 회사자금은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금융위가 지난 6일 영업정지된 솔로몬·미래·한국·한주 등 4개 저축은행의 금융비리에 대한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긴 현실적으로 힘든 실정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을 하루에 집행하기 힘들 만큼 인력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의 본점 및 주요지점, 대주주·경영진 등 핵심 관계자의 주거지 5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진행했다.이에앞서 지난해 9월 영업정지된 제일·에이스·프라임 등 2차 영업정지 저축은행 7곳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도 검찰은 통상 2주 간격으로 각 은행 핵심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했다. 다만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를 감안해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주요 은행 여신담당자 등 관련 실무자 소환작업을 지속적으로 병행할 방침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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