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신동엽 씨의 유쾌한 에너지가 모이고 또 모여 ‘불후의 명곡2’가 점점 대중에게 인정을 받게 된 걸 거예요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하죠. 스스로 기회를 만들 줄 안다는 점인데요. 할 수 있다는 신념이 기회를 부른다고 합니다. ‘불후의 명곡2’ 진행자로서의 신동엽 씨를 보면 그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부분의 공개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현장을 리드하는 FD가 존재하지만 사전에 분위기를 띄우는 작업부터 지루하지 않게 무대와 무대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일까지, 모두 신동엽 씨가 도맡아 주거든요. 대기실 분량의 녹화가 진행되는 동안, 그리고 가수가 무대에 오를 준비를 마칠 때까지 관객은 10분, 20분씩 마냥 기다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신동엽씨는 누가 주문한 것도 아닐 텐데 그 사이 새롭게 선보이는 악기에 대해 연주자에게 묻기도 하고 연주자들은 물론 코러스 멤버들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습니다.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어색함을 풀어주려는 배려인 거예요. 거기에는 늘 특유의 감칠맛 나는 재치가 더해지지요. 그렇다보니 가수가 등장하기 전에 이미 공개홀 안은 훈훈한 기운이 넘쳐날 밖에요. 지겨워하며 기다리던 끝에 가수를 맞는 것과 유쾌하게 웃음을 주고받다가 가수를 맞는 건 천양지차가 아닐까요? 이런 유쾌한 에너지가 모이고 또 모여 ‘불후의 명곡2’가 점점 대중에게 인정을 받게 된 걸 거예요.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힘을 합해 만드는 에너지라는 게 대단한 거잖아요.<H3>신동엽 씨가 없는 한 주일, 생각만 해도 지루하군요</H3>듣자니 [안녕하세요]의 방청객들 또한 신동엽 씨의 편이 되지 않을 수 없다더라고요.
그런가하면 고민 상담 프로그램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또 다른 모습으로 일반인 출연자와 방청객을 맞이합니다. ‘불후의 명곡2’에서는 혼자 관객을 상대하지만 <안녕하세요>에는 다른 세 명의 MC들이 있으니까 함께 상황극도 만들고, 장기라면 장기인 19금 멘트도 슬쩍슬쩍 넣어가며 방청객의 호응과 참여를 유도하지요. 듣자니 이 프로그램의 방청객들 또한 신동엽 씨의 편이 되지 않을 수 없다더라고요. 마치 한번 들른 손님은 반드시 단골로 만들고 마는 대박집 주인장 같다고 할까요? 다만 문제는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이 너무 다양하다는 점이지 싶어요. 2001년부터 지금껏 SBS < TV 동물농장 >을 진행하고 있으니 동물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말아야 할 테고 SBS <강심장>과 KBS Joy <더 체어 코리아2>의 새 MC가 되었으니 연예인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섭렵해야 할 텐데요, 특히나 품과 노력이 많이 드는 건 JTBC <신동엽 김병만의 개구쟁이>를 통해 새롭게 시도되는 콩트이지 싶어요. 워낙 좋아하고 즐기는 분야라서 힘이 덜 들려나요? 하지만 송은이 씨를 비롯한 출연진들과 온몸을 던져가며 웃음을 만드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때론 서글프기도 해요.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신동엽 씨의 한 주일이 지나치게 고되게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어렵게 되찾은 자리인 만큼 각오 또한 남다르겠지만 바쁜 일과로 인해 개발과 투자에 소홀해질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모쪼록 건강만큼은 잘 챙기셨으면 좋겠어요. 신동엽 씨가 없는 한 주일, 생각만 해도 지루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