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냉장고 덤핑 혐의 벗어…'정의는 살아있다'

월풀 요구 그대로 받아들인 美 상무부 요청 최종 기각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으로 냉장고 수출 중단 및 생산량 감소 위기에 몰렸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기각 판정을 받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미국 ITC는 17일(현지시간) 월풀이 제기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랜치형(하단냉장고) 냉장고 덤핑수출 혐의에 대해 최종 기각 판정을 내렸다. 투표에 참여한 다섯명이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렸다. 만장일치로 내려진 결정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냉장고 가격을 올렸지만 덤핑 여부 때문에 올린 것은 아니고 원자재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덤핑 혐의를 벗고 북미 가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두 회사의 냉장고에 대해 덤핑 혐의가 인정된다며 삼성전자에 최고 15.95%, LG전자에 최고 30.3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ITC에서 최종 덤핑 판정이 내려질 경우 월풀과의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ITC는 심사 결정문을 통해 상무부의 결정을 뒤엎었다. 상무부가 한국 정부가 두 회사에게 지급하는 정부보조금과 덤핑수출을 인정했지만 미국의 관련 산업이 이로 인해 구체적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위협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ITC의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냉장고에 부과되던 반덤핑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한국 업체들이 최종 승리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TC의 결정 이후 즉각 공식 성명을 통해 "ITC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수개월간 시장에선 두 회사가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조치로인해 미국 현지 가전 사업 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었다. 특히 현재 조사중인 세탁기 역시 냉장고와 비슷한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월풀은 냉장고에 이어 세탁기 역시 미국 상무부와 ITC에 덤핑 혐의로 제소한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가 세탁기와 관련된 덤핑 여부를 조사중으로 오는 7월 예비판정, 연말께 ITC의 최종 판정이 나올 예정이다. 이미 냉장고에서 덤핑 혐의를 벗었기 때문에 세탁기 역시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승리가 예상된다. 한편 월풀 북미법인 마크 블리처 대표는 "ITC의 결정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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