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에 애플발 근로환경 개선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인 혼하이정밀이 최근 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면서 중국 제조업 전반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WSJ)가 5일 보도했다.지난달 29일 혼하이정밀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공정노동위원회(FLA)는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근로환경 관련 정책들을 수정을 권고했다. 이에 혼하이정밀은 공정노동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혼하이정밀은 중국의 노동법에 따라 주당 근무시간은 40시간을 준수해야 하고, 초과근무도 한달에 36시간 이상 할 수 없게 된다. 혼하이정밀은 공정노동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지키기 위해 추가적인 인력을 채용에 나서야 하며,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인상 인상은 물론 실업급여 등 제공해야 한다.공정노동위원회의 조사는 혼하이정밀 외에도 다른 회사로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 델, HP의 노트북 및 넷북을 생산하고 있는 대만의 콴타컴퓨터 역시 공정노동위원회의 조사가 예정되어 있다. 애플에 터치 스크린을 납품하는 윈텍은 중국의 법규보다도 최장 근로시간이 적은 애플의 최장 근무시간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노동자들의 자살로 악명을 떨쳤던 혼하이정밀이 대대적인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면서, 중국내 제조업들도 이에 보조를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혼하이정밀이 개선된 근로조건을 준수하기 위해 인력을 뽑기로 한 이상 신규 충원에 나서야 하는데, 다른 기업들로서는 인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근로조건 개선 임금인상에 따라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중국 정부 역시 그동안 근로환경 문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덜 엄격했던 입장을 바꾸고 있다. 중국이 소비 주도 경제를 목표로 하면서 근로자들의 소득이 향상되고 노동조건이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이 옮겨졌기 때문이다.공정노동위원회의 조사가 발표되기 전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중국을 찾은 애플의 팀 쿡 CEO를 만나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이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중국내 노동환경 개선을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텐진과 상하이는 최저임금을 13% 인상하고, 산둥성의 경우에는 19% 인상하는 등 일부 지방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다. 중국이 더 이상 싼 인건비로 승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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