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의 뚝심..MK 110층 멈춘 까닭

서울숲 비즈니스센터, 市長 바뀌자 표류..서울시 '절차상 보류'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110층짜리 서울숲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 계획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직 당시 지난해 말 착공을 목표로 서울시와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박원순 시장으로 바뀐 이후 경제적 영향과 사전교통예비평가 결과 등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존 업무시설 이전 계획이 무기한 보류될 처지에 놓여 유·무형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포화 상태에 놓인 양재동 본사와 남양연구소 등 기존 업무 및 연구 시설을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로 이전 및 분산하기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해 왔다. 그런데 건설 계획이 올스톱되면서 남양연구소 내 부지에 새로운 연구동 건설에 나서는 등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글로벌 비즈니스센터가 무산될 경우 그동안의 투자는 무의미하게 되는 것이고 뒤늦게나마 건설에 나설 경우 중복 투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시 측은 “절차상 늦어지고 있을 뿐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는 형식적인 답변만 늘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감도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남양연구소 내 제한된 부지를 활용해 2~3개의 새로운 연구동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서울숲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 계획이 무기한 표류될 상황에 놓인 이후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2조원을 투자해 서울 뚝섬에 110층, 540m 높이의 서울숲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을 추진해 왔다.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고육지책을 내놓은 데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때만 해도 순조롭게 진행됐던 개발계획이 박원순 시장의 개발계획 전면 검토 방침에 따라 사실상 올스톱된 영향이 크다. 회사는 서울숲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립 이후 양재동 본사에 위치한 소위 컨트롤타워를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로 옮기고 남양연구소의 기획, 지원 등 부서 인력을 이전할 계획이었다.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사옥과 남양연구소의 상황은 심각한 상태다. 매년 수백여명의 신입 직원을 뽑고 있는 남양연구소의 경우 절대적 공간 부족으로 부서 배치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각 부서의 내부 상황을 고려해 신입 직원들을 임시로 배치하고 교육 차원의 순환근무 형태로 관리하고 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HRM(인사관리) 관계자는 “서울숲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개발계획 보류 때문에 8000명 이상이 근무하는 남양연구소가 절대적인 공간 부족으로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입 직원을 뽑아 놓고도 물리적인 제약 때문에 인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획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서울시의 의사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유·무형의 투자 손실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숲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개발계획에 맞춰 이미 지난해부터 수백억원을 들여 디자인센터 증축과 전장센터 2개 연구동 신축에 나선 상태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예정에 없었던 연구동을 최소 2~3곳 증설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현대차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박 시장의 시정 운영 등을 감안할 때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투자한 비용과 개발계획 보류로 발생하는 불가피한 관리 비용을 합치면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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