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파리바게뜨 베트남 호찌민 까오탕 1호점을 찾아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까지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5개 매장을 오픈하고, 2020년까지 다낭 등 베트남 전 지역에 30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허 회장은 이번 베트남 진출에 '파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베트남 진출을 위해 수년간 사전조사를 비롯한 현지에서의 준비작업을 걸쳤고 지난해 1월부터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 설립 후에도 1년여의 준비기간 끝에 첫 매장을 선보였을 정도로 공을 들인 것.특히 파리바게뜨 까오탕점이 위치한 베트남 호찌민시 3군 까오탕 거리는 시간당 유동인구만 1500~2000명에 달할 정도로 호찌민의 대표적인 번화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중심도로가 출퇴근 주요도로인 만큼 교통량과 유동인구도 많다. 반경 500m 안에 살고 있는 시민만 5000여명에 달하며 옷집을 비롯해 극장, 전자상가, 외국어학원 등이 들어서 있어 이미 유흥상권이 형성돼 있다. 번화가인 만큼 매장 임대료도 만만찮다. 까오탕점이 들어선 5층짜리 건물은 임대료만 2만2000달러에 달한다. 파리바게뜨는 이 매장에서 하루 250만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또한 현지 직원들의 처우에도 신경을 썼다. 파리바게뜨 까오탕점 제빵사의 월급은 초임기준 20만원. 현지 가정부의 평균월급이 5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의 급여다. 또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를 활용한 길거리 홍보와 오토바이족의 필수품으로 꼽히는 우비를 오픈기념 사은품으로 준비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준비했다. 뿐만 아니라 현지화도 치밀하게 준비했다. 파리바게뜨는 향후 베트남인들이 즐겨 먹는 빵인 '반미'를 이용한 샌드위치 세트와 육송, 소시지 등이 들어간 빵 개발할 계획이다.SPC그룹에 따르면 이날 매장 오픈 전부터 파리바게뜨에 대한 입소문으로 베트남 현지법인 사무실은 하루 평균 100여통의 가맹 문의전화를 받기도 했다. 파리바게뜨 까오탕점에 긴 줄이 늘어선 것도 한국에서 온 베이커리 ‘파리바게뜨의 빵 맛과 고급스런 인테리어’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베트남은 소비 지향적이며 냉장고가 많이 보급되지 않아 외식문화가 발달했다. 아울러 이미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으로 빵과 카페 문화가 발달돼 베이커리 사업 성장 가능성이 높다. 파리바게뜨는 베트남 인구의 60%가 30세 이하인 ‘젊은 나라’라는 점과 최근 K팝을 필두로 현지에서 일고있는 한류열풍을 등에 업고 트렌디한 제품과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현지의 고품격 베이커리로서의 입지를 굳힐 방침이다.파리바게뜨 까오탕점은 모든 제품을 3층 CK(Central Kitchen)에서 직접 만든다. 갓 구운 빵의 신선함과 다양한 열대과일을 활용한 식재료로 파리바게뜨 베트남점만의 특색을 살렸다.강성길 파리바게뜨 베트남 법인장은 “기존의 베트남 현지 베이커리에는 40종 이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파리바게뜨 까오탕점은 3배가 넘는 150여종의 품목을 준비해 기존 베이커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이번 베트남 진출과 글로벌 비전 발표를 계기로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허 회장이 베트남을 직접 찾아 첫 매장을 챙긴 것은 글로벌 경영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SPC그룹 관계자는 “향후 그룹의 역량을 국내보다 해외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파리바게뜨는 올해까지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5개 매장을 오픈하고, 2020년까지 다낭 등 베트남 전 지역에 30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