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경매 '폭증'.. 유가상승이 '악재'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주유소 경매 물건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유가 급등과 주변 주유소와의 경쟁으로 인해 적정 마진을 얻지 못하면서 경영난에 봉착한 주유소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오는 4월9일 동부지방법원 경매 2계에서 서울 강동구 천호동 458-3 소재 주유소가 감정가 127억6900만원 경매된다.이 주유소의 감정가는 주유소 경매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법원감정평가서에 따르면 개인 소유의 이 주유소는 토지면적 1009㎡에 사무시설과 4만ℓ용량의 탱크시설 4개, 1만ℓ 용량의 탱크시설 1개 및 주유기 9대를 갖추고 있다.기존에는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LPG 충전소가 감정가 120억100만원에 경매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물건은 74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어 서울 논현동 신사역 부근 주유소는 감정가 74억9400만원에 경매(지분)돼 66억2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이처럼 대형 주유소가 경매시장으로 넘어오는 것은 유가 상승과 가격 경쟁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가격을 계속 올려야 한다. 하지만 정부 정책상 제한과 주변 주유소와의 가격 경쟁에 따라 가격을 원하는 만큼 올리지 못한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알뜰주유소 등도 기존 주유소의 경영난을 유발하고 있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주유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주유소 경매진행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2007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주유소 경매진행건수(110건)가 이후 매년 증가했다. 2008년 182건에서 2009년 236건, 2010년 301건, 2011년 434건으로 늘어나고 있다. 스무 건 안팎을 유지하던 수도권 주유소 경매건수도 2007년 이후 매년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최근 입지가 양호한 대형 주유소를 포함한 각지에 위치한 주유소가 경매로 넘어오는 일이 크게 늘고 있다"며 "유가 상승이 주유소의 폭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영난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의 경우 경영난에 봉착해도 폐업시 토양정화비용 등이 소요돼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토양정화비용은 최소 7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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