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주택금융공사와 잇단 MOU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외국계은행들이 한국주택금융공사(HF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앞 다퉈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은행들의 유동화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최근 HF공사와 '유동화조건부 대출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국내은행 중 처음으로 '적격대출' 형태의 순수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미리 정해놓은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돈을 빌려주는 적격대출은 시장상황에 민감한 단기 변동금리 위주의 은행 대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장치다. SC은행은 대출 후 1~2개월 이내에 HF공사에 대출채권을 매도하고 공사는 이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유동화한다. 이를 통해 은행은 대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금리 위험에 대한 헤지(hedge)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을, 공사는 MBS발행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얻고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고자 하는 정책 기조에 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SC은행이 출시한 고정금리 상품의 만기는 최소 10년에서 최장 30년, 대출금리는 연 4.80%에서 4.90% 수준이다. 시중은행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만기(5~10년)와 평균금리(5~6%)를 감안하면 고객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HF공사와 MOU를 맺고 19일 '씨티 장기고정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출시했다. 대출만기와 금리, 대출한도 등이 SC은행과 거의 같은 조건이다. HF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전 은행을 대상으로 적격대출 설명회를 실시했고 외국계은행이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시중은행에 비해 수신이 부족한 외국계은행들이 안정적 대출 재원 확보에 관심이 많고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은행의 특성상 글로벌 유동화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 (시중은행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 장기고정금리 대출이 보편화된 나라의 경우 적격대출은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HF공사는 SC은행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처음 시작된 적격대출 규모를 점차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은행마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다른 만큼 (적격대출에) 관심을 보이는 은행들을 중심으로 협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현재 2~3개의 시중은행들과 추가적인 MOU 체결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이 지난해 6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내 놓으면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을 2016년까지 30%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은행권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여전이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말 현재 전체 가계대출 잔액 중 고정금리대출의 비중은 9.5%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7.3%)에 비 2.2% 증가하는데 그쳤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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