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유치에 훈풍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 14일 제기됐다. 코트라는 최근 미국, 일본, 중국 소재 해외무역관을 통해 접수한 투자 관련 문의내용을 분석한 결과 미국 뿐 만 아니라, 엔고와 전력난을 피해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인 일본 기업의 대한 투자 관심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문의 내용 분석 결과 미국 기업들은 법률 회계 등 서비스시장 개방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법무부가 미국 로펌들을 대상으로 외국법 자문사 자격승인 예비심사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난 6일,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 롭스 앤 그레이(Ropes and Gray)등 미국 로펌 7개가 심사를 신청한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고 코트라는 설명했다. 이들 로펌이 예비심사와 정식심사를 통과하면 국내에서 미국법과 관련한 자문 등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2014년 2단계 개방이 되면 국내 법인과 제휴해 국내법 사무를 일부 처리할 수 있게 되고, 2017년 3단계 개방이 완료되면 국내변호사를 고용해 국내 소송 사무도 처리할 수 있다.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저울질하는 미국 기업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 부품 등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I社는 이제까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해왔다. 하지만 중국 내 인건비 급상승과 외투기업에 대한 사회보장세 부담가중으로 운영비가 급증하자, 다른 나라로 공장 이전을 검토 중이다. 동남아로도 눈길이 갔지만, 한미 FTA 덕분에 한국으로 마음이 기울어졌다. 현재는 관세철폐 효과 등 제반 투자 여건을 검토 중으로, 우리나라가 최종 투자처로 선정되면 5000만달러를 유치할 수 있을 전망이다.한편, 한미 FTA 발효 후,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인 기업도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Z社는 M&A 매물로 나온 기업 중, 한국 완성차 업체에 OEM 납품 경력이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를 물색 중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에 대비한 포석으로, 투자 예상 규모가 1000만~3000만달러에 달한다.엔고, 전력난 등을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하려는 일본 기업의 문의도 늘고 있다. 항만·도로 등 탄탄한 인프라와 안정적인 전력 환경에 더해 미국, EU 등지로 수출할 때 관세철폐 효과까지 부수적으로 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초정밀복합가공기(공작기계) 분야의 세계 선두기업인 N社는 약 2606만달러를 대구에 투자해, 3월 말 해외 첫 공장을 착공한다. 전체 매출에서 유럽과 미국의 비중이 61%나 돼, 양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한국을 우회거점 삼아 수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투자지 결정에 한 몫을 했다. 올 10월에는 양산에 들어갈 계획으로, 생산제품 전량이 유럽, 북미, 중국 등에 수출될 예정이다. 불소화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는 A社도 대한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우선적으로는 판매법인 설립을 고려 중 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글로벌 FTA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남아에서 무관세로 원자재를 수입해 한국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하고 미국, EU로 무관세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윤재천 코트라 시장조사실장은 "EU에 이은 미국과의 FTA 발효로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유치에 유리한 커다란 지렛대를 확보한 셈"이라며 "코트라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케팅 뿐 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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